"미·유럽 금융기관 자산 유치에 영향 없을 것"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러시아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도가 일부 높아지고 지난달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추가 지원 합의에 실패한 상황에서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압류하는 방안이 유력 해법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보상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 자산이 압류되듯 국가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 고위직 인사들은 미국이 러시아 자산을 압류하면 이를 본 다른 국가들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자금을 예치하거나 달러화 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실제론 그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전 동결 조치가 이뤄졌을 때 미국, 유럽에서 자본 유출이 없었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중국 금융 기관에 돈을 두는 게 안전하다고 느끼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 외에 안전한 대안은 거의 없다는 점이 러시아 자산 압류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혹여 잠재적 문제 국가들이 미국에 자금을 예치하지 않기로 하더라도 재정적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른 나라의 자산을 압류하는 일이 복잡한 경우가 많지만 러시아는 압류 대상 자산이 이미 동결돼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대출을 제공하는 게 낫다는 주장에 대해선 "현재 우크라이나는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은 서방의 통제에 있으며 우크라이나 승리와 재건에 이 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답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러시아가 비자발적으로나마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 국민이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러시아 동결 자산은 배상금에 대한 계약금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고문은 앤드루 코센코 미국 마리스트 칼리지 경제학과 교수와 공동명의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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