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열량 제한→OXR1 유전자 발현 증가...노화 늦추고 수명 연장"
열량 섭취를 제한할 때 뇌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려주는 유전자가 초파리와 인간 세포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을 이용해 노화와 퇴행성 신경질환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벅 노화 연구소 판카즈 카파히 교수팀은 14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산화 저항1' 유전자(OXR1)가 단백질·지질 재활용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에 작용,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열량 섭취를 제한하면 건강이 개선되고 수명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초파리와 쥐 등 동물실험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어떤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지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초파리 200여 종을 정상 식단과 열량이 정상 식단의 10%인 식단으로 나눠 기르고 수명과 유전자 발현 등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열량 제한 그룹에서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정 변이 유전자 5개를 확인하고, 사람과 생쥐에 OXR1이라는 대응 유전자가 있는 '머스타드'(mtd) 유전자의 작용을 상세히 분석했다.
이 유전자는 산화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작동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인간에서 OXR1이 손실되면 심각한 신경학적 결함과 조기 사망을 초래하고, 이 유전자가 손실된루게릭병(ALS) 모델 생쥐에 OXR1을 투여하면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OXR1은 세포 단백질과 지질을 재활용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복합체인 '리트로머'(retromer)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 저자인 케네스 윌슨 박사는 "리트로머는 세포로 유입되는 모든 단백질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라며 리트로머 기능 장애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초파리와 인간 세포에서 mtd(초파리) 내지 OXR1(인간)은 단백질과 지질 이동을 조절하는 리트로머와 상호작용하며, 나이가 들수록 mtd나 OXR1 발현이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mtd나 OXR1 손실은 리트로머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부적절한 단백질 이동과 엔도솜과 리소좀 융합체인 엔도리소좀 결함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mtd 결핍 초파리에서 리트로머 유전자 과발현은 수명과 신경 퇴화를 회복시켰고, OXR1 변이체가 치명적 기능 상실을 일으킨 환자의 섬유아세포에서는 엔도리소좀 결함이 회복됐다.
연구팀은 mtd 내지 OXR1 과발현은 초파리에서 노화 관련 시력 저하와 치매 관련 퇴행성 뇌 질환인 타우병증을 회복시켰다며 리트로머 기능을 돕는 OXR1이 신경세포의 건강과 수명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윌슨 박사는 "적게 먹으면 세포에서 단백질이 적절하게 분류되는 메커니즘이 강화돼 OXR1 발현이 활성화된다"며 이 연구 결과는 건강한 식단을 따르는 것이 건강과 장수에 중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Pankaj Kapahi et al., 'OXR1 maintains the retromer to delay brain aging under dietary restrict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4343-3.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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