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지자 전기차 배터리 성능 '뚝'
충전 기다리다 방전...견인차 끌려가

최근 역대급 한파가 덮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비롯한 여러 대도시가 '전기차 무덤'으로 변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전기차 주행 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갑작스럽게 멈추는 일이 비일비재한 탓이다. 거리에는 방전된 차량이 견인차에 끌려가는 것은 흔한 상황이 되었다.

미 NBC 방송 시카고 지역 뉴스는 16일(화) 현지 충전소에 몰린 전기차 행렬을 집중 조명했다. 2시간 넘게 충전소 앞에 줄을 서고 있다는 한 시민은 매체에 "(충전)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충전 포인트를 찾으려면 수 시간 넘게 걸린다"라고 토로했다. 

폭스 뉴스도 혹한에 충전소에 차가 몰렸지만 충전기까지 얼어붙어 충전소가 전기차 무덤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방전된 전기차를 끄는 시민 모습

(방전된 전기차를 끄는 시민 모습. 폭스뉴스 X 캡쳐 )

이같은 현상은 영하 30도(이하 섭씨)에 이르는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 주행 성능도 급감하면서 차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운전 중이던 전기차가 급격한 성능저하로 방전돼 견인차를 부르는 상황도 흔히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전기차 성능 저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신차 구매자의 50% 이상이 전기차를 택하고 전기차 비중이 80%에 이르는 '전기차 왕국' 노르웨이의 자동차 연맹에서는 겨울철 전기차 주행 성능 저하 수준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상온은 23도에서보다 영하 2도의 추운 날씨에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평균 18.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자동차의 히터를 최대로 가동했을 경우엔 무려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업체끼리 '가격 경쟁'이 불붙으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은 또다른 전기차 성능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20~30%가량 저렴하지만, 기온이 낮을 때 에너지 저장 성능은 30%이상 떨어지는 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