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자들은 최근 경기 둔화와 주가 하락, 부동산시장 침체뿐 아니라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뮤추얼펀드, 사모펀드,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자 등 중국 내 고객들과 접촉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를 통해 "현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중국에 미칠 영향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경제 공격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WP에 따르면 그는 참모들과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마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對)중국 최혜국 대우 폐지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해 왔으며, 이는 중국 수입품에 40% 이상의 연방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치라고 WP는 설명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데이비드 파이어스타인 회장은 미국 대선이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투자와 기술이전, 무역 등에서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트럼프(전 대통령)의 정책을 수용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는 훨씬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현지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올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가 10점 척도(0은 코로나19 봉쇄로 어려웠던 2022년, 10은 중국 경제 회복세로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1분기)를 사용해 올해 전망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응답자 12명 가운데 절반이 0점이라고 답했으며 나머지도 평균 3점을 줬다는 것이다.

중국 내 투자자들은 이외에도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추가 부양책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와 중국 증시에 대한 역외 투자자들 견해를 알고 싶어 한다고 골드만삭스는 전했다.

이에 비해 역외 투자자들은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쳤는지와 중국 당국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대처 방안 등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돼 있었다고 골드만삭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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