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애벗 주지사 "불법이민자 월경에 대응 속도 높일 것"

미국 텍사스주(州) 정부가 육로를 통해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주요 지역에 군인 2천여 명을 주둔시킬 수 있는 군사 기지를 건설한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남서부 국경 도시 이글패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주 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오는 경로인 이글패스 리오그란데강 유역에 80에이커(약 32만4천㎡) 규모의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이 기지는 1천800명을 상시 주둔시킬 수 있고, 최대 2천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텍사스 국경 감시하는 주 방위군

(텍사스 국경 감시하는 주 방위군. 연합뉴스)

이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애벗 주지사는 이 군사 기지가 "월경(crossings)에 대응할 수 있는 주 방위군의 속도와 유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주 방위군이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숙소에서 머물며 임무를 위해 1∼2시간씩 이동해야 하는 탓에 어려움이 컸으며 시간과 비용이 낭비됐다고 설명했다.

애벗 주지사는 "우리가 할 일은 주 방위군이 이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유형의 월경에 신속하게 접근해 누구든 불법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의 목표는 이 국경을 따라 설치한 면도날 철조망의 효과를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2년여간 '론스타 작전'이란 이름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수천 명의 주 방위군 병력과 주 경찰을 배치해 국경 단속을 강화해 왔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를 주 방위군 등 공권력이 즉시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게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오는 3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미 대선을 앞두고 애벗 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과 정치인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이민 정책을 주요 대선 의제로 쟁점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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