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거래일 동안 23% 하락...7월 공매도 평가익 2조원
전 세계 '정보기술(IT) 대란'을 촉발한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주가가 연이틀 급락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월)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가 2거래일 동안 23%가량 떨어지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이 기간 9억7천800만 달러(약 1조3천억원)가량의 평가이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8일 종가 기준 343.05달러였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는 19일(-11.10%)에 이어 이날(-13.46%)까지 하락하면서 263.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창사 이래 2거래일 기준 최대 낙폭이다.
이에 따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공매도 투자자들의 올해 수익은 플러스로 전환했고,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8일이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공매도 투자자들의 이번 달 평가이익은 15억 달러(약 2조원)에 가까워졌다.
S3파트너스 자료를 보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속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공매도 총액은 올해 들어 120억 달러(약 16조6천억원) 가까이 늘어났으며,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두 번째로 공매도 증가액이 많다.
앞서 지난 19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이 발생, 기기·서버 850만대가 영향을 받으면서 세계 각지의 교통·통신·금융 시스템이 마비된 바 있다.
이후 이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다수가 목표가를 하향하면서 주가에 추가 하방 압력이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존 디푸치를 비롯한 구겐하임 애널리스트들은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식을 사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하향하고 목표 주가를 424달러로 봤던 기존 견해를 거둬들였다.
스코티아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목표 주가를 기존 393달러에서 300달러로 낮췄으며,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2분기 실적 발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월가 기관 가운데 매수(41곳) 견해가 유지(8곳)나 매도(2곳)보다 여전히 많으며, 목표 주가 평균도 지금보다 40%가량 높은 약 390달러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구겐하임 측도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사기꾼들이 이번 사태를 악용해 피싱 사기를 시도하면서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범죄자들이 먹통이 된 기기를 고치기 위해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을 겨냥해 악성 소프트웨어를 집어넣은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피싱이란 실제와 비슷한 가짜 웹사이트 링크에 접속을 유도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 금융 범죄에 악용하는 수법이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번 사태를 악용해 피싱 등 악의적 활동을 벌이는 사례가 있다면서 "경계를 유지하고 합법적인 정보출처의 지시만 따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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