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평가가치의 2배' 제안에도 협상 결렬...IPO 추진 방침
사이버 보안업계 스타트업 위즈(Wiz)가 32조원에 가까운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인수 제의를 거절하고 대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위즈와 알파벳이 진행해온 230억 달러(약 31조8천757억원) 규모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위즈 최고경영자(CEO)인 앗사프 라파포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위즈를 만드는 길을 계속 가기로 선택했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설립된 위즈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대규모 데이터에서 보안 위험을 찾아내 제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지난 5월 벤처캐피털 업체 앤드리슨호로비츠 등으로부터 10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을 당시에 120억 달러(약 16조6천억원)로 평가된 바 있다.
알파벳 측이 2달 전 평가 가치의 2배에 가까운 금액에 인수 협상을 진행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라파포트 CEO는 IPO에 앞서 구독사업에서 예상되는 연간 반복수입(ARR)으로 10억 달러(약 1조3천859억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소식통은 위즈가 내년에 이 목표를 달성하고 몇 년 안에 IPO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즈의 ARR는 목표치의 절반인 5억 달러(약 6천929억원)가량이다.
미 CNBC방송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 결렬 배경으로 구글의 반독점 문제 및 투자자들의 우려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은 온라인 검색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불법 수단을 쓴 혐의로 미 법무부와 소송 중이고, 미 당국은 지난해 디지털 광고 수단 관련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아 알파벳을 상대로 두 번째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위즈 인수가 성사됐으면 알파벳 역사상 최대 규모였으며, 이 역시 당국의 반독점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알파벳은 2년 전에도 사이버 보안업체 맨디언트를 54억 달러(약 7조4천844억원)에 인수한 바 있으며, 위즈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에 대한 추격을 강화할 계획이었다.
WSJ은 다만 이번 건과 같은 거액의 매각 협상은 예측이 어렵다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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