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이존SLJ 캐피털 대표 전망... 위안화 10% 절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숨겨둔 달러화 표시 자산을 대거 매각해 위안화로 환전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10%까지 절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금융업체 유라이존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에서 통화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화폐는 위안화라면서 앞으로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로 인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자료화면 )

젠 대표는 중국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안화 표시 자산보다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달러 자산에 투자해 2조 달러 이상을 해외에 축적했을 것으로 봤다.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약화되고 중국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금리 할인 폭이 작아지면서 기업들이 축적자산의 절반인 1조 달러어치 정도를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젠 대표는 이런 상황에 대해 "눈사태가 난 것과 같을 것"이라면서 "위안화는 절상될 것이며 아마도 5~10% 정도 절상은 중국도 수용 가능하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물가가 계속 하락하면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서 이는 고평가된 달러와 미국의 쌍둥이 적자, 연착륙 전망 등과 맞물려 달러 하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위안화 상승세는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이를 막을만한 수단도 갖고 있다고 젠 대표는 예상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가치 상승은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가뜩이나 부진한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늘 이를 견제해왔다.

중국의 외환 감독 기관이 위안화 강세가 수출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이미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한 중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이 달러화 자산을 서둘러 매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 기업들이 쌓아둔 달러화 자산이 젠의 추정처럼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맥쿼리 그룹은 중국 수출업체와 다국적 기업이 2022년 이후 해외에 쌓아둔 달러 자산 규모가 5천억 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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