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앞두고 미 국채 ETF에 '뭉칫돈'

미국 주요 투자은행(IB)에서 글로벌 증시가 이달 초 급락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자산 배분 책임자 크리스찬 뮬러-글리스만은 28일(수)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달 초 주식 폭락을 "경고사격"과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골드만 삭스 로고. 자료화면 )

그는 "폭락 직전 한두 달간 (투자자들의) 포지셔닝(투자전략)과 심리가 매우 낙관적이었지만 동시에 미국과 유럽, 중국의 거시 모멘텀이 조금 약해졌기 때문에 약간의 조정을 걱정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려되는 것은 매우 빠르게 (폭락)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라며 "슬프게도 우리가 (거시 모멘텀이 약해진) 한 달 전에 직면했던 것과 거의 같은 상황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증시는 이달 초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맞물리면서 지난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3% 하락, 2022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폭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와 미 경제지표 개선으로 주가가 다시 급등해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그날 이후 각각 8%와 6% 상승했다.

뮬러-글리스만은 증시 향배를 물은 데 대해 "지난 5일 전후 급락은 분명히 엄청난 기술적 과잉 반응이었던 만큼 매수 기회였다"면서 "흥미로운 점은 위험 선호도가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채권과 금, 엔화 등 안전자산 가격도 하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말해 S&P 지수가 회복됐지만 과도하게 낙관적인 이전 수준의 투자심리나 투자전략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60/40 포트폴리오(주식 60%, 채권 40%)를 제시해온 그는 최근 변동성이 큰 시기 주식시장의 손실을 채권시장이 흡수하면서 손실을 2% 정도에서 막아내는 등 "경이로운" 성과를 냈다고 소개한 뒤 주식 등 위험자산이 많이 오른 만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투자 비중 축소와 대체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를 제시했다.

한편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다음 달 연준의 금리인하를 앞두고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장기 국채를 추적하는 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블랙록의 TLT에 이달 들어 26일까지 40억 달러(약 5조3천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또 올해 들어 7월까지 채권펀드와 ETF에 2천800억 달러(약 374조2천억 원) 이상이 유입돼 지난해 한 해 유입액 2천25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2022년 유출 규모 2천400억 달러와도 큰 대조를 이룬다고 모닝스타는 전했다.

FT는 매우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21일 현재 6조 달러(약 8천18조 원) 이상의 자금이 있는 만큼 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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