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의 무인 택시 회사 Waymo, 누적 1,000만 탑승 돌파... 아직 안 타봤다면, 곧 타게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 웹사이트는 자율주행차와 같은 첨단 산업의 발전을 보여주는 장소로는 다소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승객 운송을 규제하는 기관은 몇 달마다 자율주행차의 운영 현황을 담은 스프레드시트를 온라인에 공개한다.
그리고 최근 공개된 자료 속에서 'PSG0038152'라는 코드명의 회사에 대한 주목할 만한 업데이트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 회사는 다름 아닌 Waymo,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이 소유한 자율주행 택시 기업이다.
만약 당신이 Waymo를 이용할 수 있는 몇몇 도시 중 하나에 살고 있지 않다면, 얼마나 빠르게 이 자율주행차들이 거리의 일상이 되었는지 실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3년 8월, Waymo는 매주 1만 건의 유료 탑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2024년 5월에는 그 수가 5만 건으로 늘었고, 8월에는 10만 건을 넘겼다. 이제는 매주 25만 건 이상의 자율주행 탑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로보택시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간 Waymo는 이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 때문만은 아니다. 기존 시장 내에서 자율주행차가 점점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서의 최근 분기 데이터는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Waymo의 유료 탑승은 2025년 1월과 2월에는 각각 약 2%씩 증가했고, 3월에는 무려 27% 급등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람들이 유료로 자율주행차를 타기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몇 달간 성장세가 둔화된 뒤 갑작스레 다시 급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수치는 자율주행차가 "신기한 것"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신기술이 보급되는 '확산 곡선(diffusion curve)'에서 중요한 단계다. 포드 모델 T부터 챗GPT까지, 마법처럼 느껴지는 혁신적인 제품들은 처음에는 기술 애호가와 얼리어답터에게만 어필하지만, 점차 일반 대중에게 퍼지면서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지금은 자율주행차가 케이블카보다 더 인기 있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Waymo는 2023년 말 100만 누적 유료 탑승을 돌파했고, 2024년 말에는 500만 건을 넘어섰다. 2025년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누적 2,000만 건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기하급수적 확장의 모습입니다."
Waymo의 공동 CEO 드미트리 돌고프는 최근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Waymo의 자율주행 택시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도시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조만간 다른 모든 도시에서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1년 후엔 지금 이 시점을 되돌아보며, Waymo는 이제 막 시작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공동 CEO 테케드라 마와카나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물론 경쟁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몇 주 안에 일론 머스크가 약속했던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Waymo는 시장 선점 효과를 갖고 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막대한 자금을 소비해왔다. 머스크는 보다 저렴한 전략으로 테슬라가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하지만 Waymo가 유일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쟁에서의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Waymo는 이미 자리 잡은 도시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고, 동시에 새로운 도시에도 진출 중이다. 올해 초에는 우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텍사스 오스틴에 진입했고, 이번 여름에는 애틀랜타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어 마이애미와 워싱턴 D.C.도 예정되어 있으며, 현재는 보스턴, 내슈빌, 뉴올리언스, 댈러스, 라스베이거스, 샌디에이고 등지에서 지도 제작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올랜도, 휴스턴, 샌안토니오에서도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도쿄에도 차량을 보내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이러한 확장은 수년간의 꾸준한 기술 진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Waymo의 성장 배경은 회사 전반에 걸친 복리적 진보의 결과입니다."
마와카나는 말했다.
모든 시작은 2005년, 스탠퍼드 대학의 AI 연구실에서 만든 로봇 '스탠리(Stanley)'가 DARPA 주최 무인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비롯되었다. 그 팀의 핵심 인력은 곧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로 합류했다. 이후 2010년 첫 공개, 2015년 일반 도로에서의 완전 자율주행 성공, 2020년 상용화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2025년은 Waymo의 해로 기록될 수도 있다.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방문 중 처음으로 Waymo를 타본 경험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흰색 재규어 차량은 윗부분에 라이다 센서를 머리 장식처럼 달고 다가왔다. 휴대폰으로 문을 열고 탑승한 뒤, 낯선 감정을 느끼며 출발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는 운전자 없는 차량의 움직임에 긴장했지만, Waymo 차량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운전했다. 몇 블록이 지나자 긴장감은 사라졌고, 도착할 무렵에는 휴대폰을 보느라 주변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가장 이상한 점은, 그 경험이 이제는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다음날에도 택시가 필요했을 때, 선택지는 명확했다. 우버 앱과 Waymo 앱을 동시에 열어보니 대기 시간도 요금도 비슷했다. 기자는 다시 Waymo를 택했다.
로보택시의 성공은 결국 이런 인간의 행동 변화에 달려 있다.
"이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닙니다. 미래가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마와카나는 CNBC에 이렇게 말했다.
초기에는 샌프란시스코 시민들도 자율주행차에 부정적이었다. Waymo는 2023년 제한적으로 유료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고, 2024년에 일반 대중에게 개방되었다. 이후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갔다.
우버나 리프트보다 Waymo가 기본 요금은 비싸지만, 팁이 필요 없고 운전자와 대화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전체 요금은 비슷해진다. 샌프란시스코에서만 600대 이상의 차량이 운영 중이며, 대기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도 넓어졌다.
이제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왜 모든 곳에서 Waymo를 이용할 수 없는가"다.
아직 고속도로 운행은 허용되지 않아 공항까지는 운행하지 않지만, 피닉스에서는 공항 픽업이 이미 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지도 제작은 완료됐지만, 서비스 개시 일정은 미정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Waymo는 지금까지 5,000만 마일 이상을 무사고로 주행했지만,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진전이 멈출 수 있다.
경쟁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이미 포기했다. 우버와 리프트는 자율주행 개발을 중단했고, GM은 자회사 크루즈(Cruise)를 해체했다. 아마존은 Zoox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내 최대 경쟁자는 테슬라다.
머스크는 6년 전 로보택시 출시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오는 6월 드디어 오스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인공지능만을 이용하지만, Waymo는 정밀 지도, 센서, 사람의 피드백까지 포함해 훨씬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알파벳은 지난해 Waymo 등 '기타 사업(Other Bets)' 부문에서 4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Waymo는 별도로 56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머스크는 "Waymo는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마와카나는 "우리는 비용보다 안전을 우선시한다"고 응수했다.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우리가 이미 해낸 유일한 회사입니다."
이제 수백만 명이 자율주행차에 스스로 혹은 가족과 함께 탑승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도시에서는 미래를 알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할 필요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