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가 미국 6대 방산업체의 기술 책임자들을 불러 모아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혹시 여러분 회사 중에 외계 기술을 입수한 곳이 있습니까?"

이 말을 꺼낸 이는 숀 커크패트릭 박사. 당시 그는 미국이 비밀리에 외계 기술을 보유하거나 역설계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국방부가 임명한 인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진 말이었지만,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Skunk Works)'-극비 항공 기술 연구소-에게는 꽤 복잡한 질문이었다. 이들은 실제로 한 금속 조각을 실험하고 복제하려는 시도를 막 마친 상태였다.

해당 금속은 뉴멕시코 로스웰에서 추락한 UFO에서 회수됐다고 전해지는 것이었다. 미 육군은 이 물질이 기존 물리 법칙을 뛰어넘는 차량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했다.

결과적으로, '비행 접시 재료'의 정체는 외계 금속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금속 조각이 스컹크 웍스의 실험실에 이르기까지 걸린 30년의 여정은 그 자체로도 SF 소설을 방불케 했다.

미확인 물질의 기원: 아트 벨의 미스터리 소포

1996년, 미국의 인기 심야 라디오 진행자 아트 벨은 익명의 청취자로부터 금속 조각이 담긴 의문의 소포를 받았다. 발신자는 조부가 1947년 로스웰 UFO 추락 당시 군 수거팀으로 활동하며 회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은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금속들은 불에 탄 흔적이 있어요. 대기권 진입 시 생긴 열 때문인지, 추락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뭔가 심상치 않아요."

이후 이 금속은 UFO 수집가들 사이를 돌다, **2019년 'To The Stars'**라는 단체에 의해 3만 5천 달러에 매입됐다. 이 단체는 밴드 블링크-182의 보컬 톰 델롱이 창립했으며, 전 국방부 직원들과 과학자들이 합류해 '외계 기술 연구'를 표방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해당 금속이 중력 무시, 스텔스 기능 등의 첨단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 육군과 실험 계약을 체결했다.

스컹크 웍스와 국방부, 진실 규명에 나서다

이후 국방부의 숀 커크패트릭 박사는 UFO 관련 정보 은폐 의혹을 조사하며 이 금속 조각을 다시 추적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텔레포트, 초심리학, 심지어 '늑대인간'까지 연구해온 초현실주의 과학자들을 만나야 했다.

실험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로 이어졌고, 결국 이 금속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 부품 실험에 사용됐던 합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즉, 지구산 고철이었던 것이다.

록히드 마틴은 관련 언급을 거부했고, 질문은 육군으로 넘겼다.

'UFO 진실론자'들, 커크패트릭을 공격하다

커크패트릭은 2023년, "현시점까지 외계 기술이나 물리 법칙을 위배하는 현상의 신빙성 있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전직 정보요원 데이비드 그루시는 언론과 의회에서 "미국 정부가 외계 비행체를 보관 중"이라는 폭로를 하며 커크패트릭을 비난했다.

그루시는 커크패트릭의 후임 조사 책임자와도 접촉했으며, 현재는 미 의회 'UAP(미확인 항공현상) 위원회'의 보좌관으로 활동 중이다.

빈 금고와 사라진 증거

한편, 전직 국방부 직원 루이스 엘리존도는 커크패트릭에게 "비밀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증거가 내 예전 사무실 금고 안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FBI와 공군 수사대가 금고를 개봉했지만,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엘리존도는 한때 미 국방부에서 초심리학 및 외계 기술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인물로, 사직 후에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은폐하는 국방부의 경직된 사고방식에 반대해 자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진실인가, 오보의 회전문인가"

커크패트릭은 2024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기고에서, UFO 관련 주요 제보자들이 서로의 말을 반복하며 '순환 보도'를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이에 엘리존도는 "나는 항의의 뜻으로 직장을 떠났지만, 어떤 사람은 수치심 때문에 떠난다"며 간접적으로 커크패트릭을 비꼬았다.

엘리존도는 이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남을 가졌으며, "이 사안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대통령이 트럼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