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k 챗봇 개발사 xAI, 모건스탠리 주도 50억 달러 유치... 머스크, 또다시 제국 내 연계 활용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그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 20억 달러(약 2조7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xAI가 모건스탠리 주도로 진행한 50억 달러 규모의 자본 조달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그간 AI 경쟁에서 뒤처진 xAI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여러 기업을 적극적으로 동원해 왔다. 올해 초에는 xAI를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와 합병시키며, 연구소 중심의 소규모 조직을 대규모 플랫폼 기반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합병 후 회사 가치는 약 1,130억 달러로 평가됐다.

XAI

스페이스X의 이번 투자는 xAI에 대한 첫 직접 투자이자 외부 기업에 대한 가장 큰 투자 중 하나로 꼽힌다.

Grok, Starlink 고객지원에 적용... 로봇에도 탑재 예고

머스크는 최근 공개한 Grok 4 버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자평했다. 이 챗봇은 **AI 벤치마킹 업체 'Artificial Analysis'**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OpenAI의 ChatGPT에 비해서는 주목도가 낮다. 특히 최근 X 플랫폼 이용자들과의 대화에서 인종차별적이고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xAI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Grok은 이미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고객 지원 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에 따르면 앞으로 두 회사 간 협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이번 Grok 발표 행사에서 해당 AI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시리즈에도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과거에도 반복된 '스페이스X → 머스크 기업' 자금 이동

스페이스X는 과거에도 머스크의 사업들을 여러 차례 지원해왔다. 초기에는 20만 달러를 개인 대출 형식으로 테슬라에 제공했고, 굴착 스타트업 '보링컴퍼니' 설립 시에도 스페이스X 장비를 활용했다. 트위터 인수 당시에는 스페이스X에서 10억 달러 대출을 받아 사용한 뒤 곧 상환한 사례도 있다.

이번 투자로 인해 스페이스X 역시 리스크를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몇 년간 매출은 급증했지만, 현재 차세대 로켓 '스타십'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일정 지연과 연이은 시험 실패, 최근 엔진 시험 도중 발생한 대규모 폭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기준 30억 달러 이상의 현금 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지만, 외부 기업 투자에는 매우 신중한 편이다. 그간 가장 큰 투자는 **2021년 위성 통신 회사 인수(5억2,400만 달러)**가 대표적이다.

고평가된 xAI, 자금 소모는 계속... 연내 추가 투자 유치 전망

xAI는 현재도 AI 모델 훈련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소모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경쟁 스타트업들과 유사한 양상이다. 이들은 고평가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현금 흐름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번 자금 유치는 자본 투자 50억 달러와 별도로 부채 50억 달러도 병행되었으며, 투자자들에 따르면 올해 안에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