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6 칩 생산 맡아...파운드리 사업 확대 발판 마련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약 1,654억 달러(약 216조 원) 규모의 대형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말까지이며, 이는 삼성전자 **2024년 연간 매출의 약 7.6%**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이번 계약 사실을 밝히며, 고객사 정보 및 세부 조건은 **비밀유지협약(NDA)**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SNS 플랫폼 X를 통해 삼성과의 계약 체결을 공식 확인했다. 그는 "삼성의 텍사스 신규 생산시설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투입될 것"이라며 "이 계약의 전략적 중요성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3.5%까지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의 하락세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최근 한 달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삼성전자와 테슬라 로고)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가 오랜 투자에도 불구하고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거둔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삼성은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퀄컴, 애플 등의 칩을 위탁 생산하는 TSMC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이 67.6%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8.1%에서 7.7%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수율(웨이퍼당 수확 가능한 칩 수)에서 TSMC에 뒤처지고 있으며, 첨단 공정 개발과 대형 고객 유치에서도 예상보다 더딘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왔다.

이번 테슬라 계약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삼성의 첨단 파운드리 기술력과 대규모 양산 능력을 입증한 사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되는 미래차 시장에서 AI6 칩 공급을 선점한 것은 삼성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