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자도 포함, 한국 정부 "강력 항의·즉각 석방 촉구"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 엘라벨(Ellabell) 지역에서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실시돼, 한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수백 명이 체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현대차가 미국 내 2,6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단속 현황
WSJ에 따르면, 연방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법 체류자" 45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장은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조성 중인 76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단지로,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제조업 프로젝트로 불린다.

완공 후에는 지난해 문을 연 현대차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며, 2031년까지 8,500명을 고용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반응
한국 외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미국 측에 항의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미국 법 집행 과정에서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출장 중이던 한국인 직원들이 구금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안전 확보와 신속한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 및 당국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체포자 중 자사 직접 고용 인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작법인은 현재 공사 진행을 일시 중단하고 당국과 협력 중이다.
미·한 경제 협력에 미칠 파장
이번 단속은 최근 몇 달간 이어진 미·한 간 무역·투자 협상 직후 발생했다. 지난 7월 말 양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허정 교수(한국무역산업학회 회장)는 "이 같은 단속이 반복된다면 미·한 산업 협력 전반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지역 사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확대되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현대차는 지난 8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2,100억 달러에서 2,600억 달러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반도체 공장을 확장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이미 중서부 지역 곳곳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조선업 재건' 구상에도 핵심 파트너로 참여해, 1,5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조선업 부흥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