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산업의 핵심 칩 공급자인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인공지능 생태계의 '안정장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투자는 오픈AI의 불안정한 재무 전망을 가라앉히고, 동시에 엔비디아의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엔비디아의 '순환적 투자' 전략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자사에 보내는 강한 신뢰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이자 파트너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번 오픈AI 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앤비디아

(앤비디아 로고. 자료화면)

뉴스트리트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입할 때마다 오픈AI는 약 350억 달러를 엔비디아 칩 구매에 사용하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엔비디아의 마진율을 낮추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현금이 부족한 AI 스타트업에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있다.

오픈AI 재무난 해소와 신용도 개선

오픈AI는 월간 이용자 수가 7억 명에 달하지만, 2029년 첫 흑자 전환까지 총 44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브로드컴, 오라클 등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금 압박은 더 커졌다.

AI 인프라 업계에서는 이번 엔비디아의 투자로 인해 오픈AI의 대출 신용 위험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 기존에 오픈AI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데이터센터 관련 차입금 금리가 최대 15%까지 치솟았던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기업이 보증할 경우 6~9% 수준에 머물렀다. 엔비디아의 개입은 오픈AI가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파급 효과: 코어위브·인텔·xAI까지

엔비디아는 오픈AI뿐 아니라 다른 주요 AI 기업들과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 코어위브(CoreWeave) :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코어위브 지분 7%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63억 달러 규모의 '미사용 클라우드 용량 매입 보증' 계약을 체결했다.
  • 인텔(Intel) : 이달 초 50억 달러를 투자, GPU와 인텔 CPU의 연결을 강화하는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 xAI(일론 머스크) : 지난해 12월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글로벌 AI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합류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시장 반응: 엔비디아 시총 1,600달러 증가

이번 오픈AI 투자 발표 직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600억 달러 늘어났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단순한 칩 공급업체를 넘어 AI 생태계의 자금줄이자 '보증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행보는 단순한 반도체 판매를 넘어선 'AI 산업 자본 구조의 안정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공급망 파트너를 직접 지원해 결국 자사 칩 수요를 보장하는 구조다. 이번 오픈AI 투자 사례는 미국 AI 붐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