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 후 취업허가 받아 트럭운전...연방·주 당국 책임 공방 확산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다수의 차량을 들이받아 3명이 숨진 사고를 낸 대형 트럭 운전자가 사고 당시 약물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ABC가 보도했다.
ABC에 따르면, 운전자는 2022년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인도 출신 자샨프리트 싱(Jashanpreet Singh·21)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재 그에게 구금명령서를 발부했다.
사고 경위
사건은 지난 화요일 오후 캘리포니아 온타리오(Ontario) 인근 10번 주간고속도로(Interstate 10)에서 발생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싱은 '프라이트라이너(Freightliner)' 브랜드의 대형 트럭을 운전하던 중 앞차가 정체로 멈췄음에도 제때 속도를 줄이지 못해 연쇄 추돌을 일으켰다.
트럭은 여러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으며 화염에 휩싸였고, 도로 옆으로 미끄러져 또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멈췄다.
사고로 토요타 타코마(Toyota Tacoma)를 몰던 54세 남성과 기아 쏘렌토(Kia Sorento)에 타고 있던 2명이 숨졌으며, 다른 3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총 8대의 차량이 사고에 휘말렸고 이 중 4대는 상업용 차량이었다.
법적 조치와 기소 내용
샌버너디노 카운티 지방검찰청은 싱에게 ▲중과실치사 3건 ▲약물 영향 하 운전으로 인한 상해 1건을 포함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가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한 "피고가 극도로 부주의하고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지 않았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 및 연방 당국이 법을 제대로 집행했다면 애초에 그가 캘리포니아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불법체류 및 운전면허 논란
국토안보부(DHS)는 싱이 2022년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 입국했으며, 이후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석방되어 체류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합법적 상업운전면허(CDL)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따르면 2026년 10월까지 유효한 상태였다.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실은 "연방정부가 싱의 취업허가를 여러 차례 갱신해주었으며, 그에 따라 연방법에 근거해 상업운전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연방 교통부·백악관 반응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비트는 목요일 브리핑에서 "캘리포니아 주가 그에게 상업운전면허를 발급했다"고 확인했다.
한편 숀 더피(Sean Duffy) 교통부 장관은 "이것이 바로 내가 불법이민자의 트럭 운전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 이유"라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더피 장관은 최근 트럭 운전자의 영어 숙련도 규정을 강화하고, 이를 위반한 캘리포니아 주에 대해 4천만 달러의 교통 예산을 보류한 바 있다.
그는 X(구 트위터)에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도로를 더 이상 위험한 장소로 내버려둘 수 없다"고 밝혔다.
유사 사건 및 정책 변화
국토안보부는 이번 사건 외에도 최근 인디애나와 플로리다에서 불법체류 트럭 운전사들이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킨 사례를 언급하며 "불법체류자가 상업용 차량을 운전하는 위험한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연방 교통부는 지난 9월 비영주(non-domiciled) 외국인에 대한 상업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자샨프리트 싱은 현재 보석 없이 구금 중이며, 법정 출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