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135명... 전 세계 억만장자 자산의 43% 차지

2024년,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3,508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들의 총자산은 13조 4천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으며, 급등한 주식시장 덕분에 세계 부자들의 자산이 크게 불어났다.

억만장자 지도
(억만장자의 분포도. WSJ)
미국, 세계 부의 중심

알트라타(Altrata)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억만장자의 약 3분의 1(1,135명)**이 미국에 거주하며, 이들이 보유한 재산은 전 세계 부의 43%인 약 5.7조 달러에 달한다.

2위는 중국으로, 321명의 억만장자가 전체 부의 **10%**를 차지했다. 그 뒤를 독일(0.7조 달러), 러시아(0.46조), 스위스(0.4조), 인도(0.4조), 프랑스(0.32조) 등이 이었다.

미국은 단순히 억만장자 수뿐 아니라, 자산 총액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다시 '부의 대륙'으로

2024년 유럽의 억만장자 수는 1,000명을 돌파, 알트라타가 집계를 시작한 10여 년 전 이후 처음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2,364억 달러) - 루이비통(LVMH) 회장 - 와 독일의 디터 슈바르츠(Dieter Schwarz, 459억 달러) - 식료품 체인 리들(Lidl) 창업자 - 이 포함됐다.

유럽은 이제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유한 지역으로 자리잡았으며, 일부 아시아 부호들이 자산 하락으로 리스트에서 이탈했다.

중국의 주요 억만장자는 농푸산추안(農夫山泉) 창업자 중산산(Zhong Shanshan, 799억 달러), 그리고 텐센트(Tencent) CEO 마화텅(Pony Ma, 715억 달러) 등이 있다.

AI 붐이 만든 '초격차 부자들'

최근 몇 년간 AI 열풍이 전 세계 자산 시장을 뒤흔들며, 미국의 슈퍼리치들 -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 - 의 자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알트라타 분석에 따르면, 2015~2025년 산업별 억만장자 자산 증가율은 다음과 같다.

  • 기술산업: +198%

  • 호텔·엔터테인먼트: +146%

  • 헬스케어: +75%

  • 금융: +74%

  • 소재산업: +66%

  • 소비자·비즈니스 서비스: +59%

  • 산업재: +55%

  • 제조업: +49%

  • 식음료: +47%

  • 부동산: +37%

즉, AI와 기술 혁신이 가장 큰 부의 재편을 이끌었음을 보여준다.

'억만장자 명단'의 경계는 모호

시장의 등락에 따라 순자산이 변동되기 때문에 명단의 경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올해 리스트에서 빠진 대표적 인물은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으로, 알트라타는 그의 자산을 7억7천만 달러로 추산했다.

이번 리스트에 오르려면 최소 순자산 42억 달러가 필요했다.
2024년에는 자산 변동으로 인해 리스트에서 탈락한 사람의 비율이 평년보다 적었다.

  • 2022년: 순자산 10~20억 달러대 부자 중 16.2% 탈락

  • 2023년: 같은 구간 3.7% 탈락

  • 2024년: 3.4%로 안정세

전 세계 3,500명이 넘는 억만장자 중 미국이 단연 압도적인 부를 쥐고 있다.


AI 혁신과 기술주 급등이 만든 이 부의 집중 현상은, '세계 자본의 심장'이 여전히 미국에 있음을 재확인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