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투자 이견 돌파... 양국, 15% 관세 체제로 전환 임박
트럼프"한미 무역협적 사실상 타결" ... 서명은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미국과 한국이 사실상 무역협정을 마무리했다"며 수개월간 교착상태에 있던 3,500억 달러 투자 협상이 극적으로 진전됐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약 90분간 회담을 가진 뒤 "대단히 결단력 있는 만남이었다. 무역협정을 거의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황금관과 대한민국 최고 국가훈장을 수여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곧이어 두 명의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에 의해 확인됐다.

트럼프와 이재명
(만찬장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교착 깨는 '극적 돌파구'

이번 진전은 예상 밖이었다. 한국 측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관세 조정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고, 일부 미국 관리들 역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이재명 회동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일본·동남아 국가들과의 연쇄 무역합의를 발표한 데 이어, 한국과의 협상 타결로 외교적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협정 핵심: 관세 인하 ↔ 대규모 투자

지난 7월 말, 양국은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산 상품에 대한 미국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었다.

그 대가로 한국은 미국 내 3,500억 달러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다.

그러나 투자금 지급 방식과 시기가 최대 난제로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전액 현금 일시 지급"을 요구했지만, 서울은 "달러 외환보유액의 80% 이상을 한 번에 지출하는 것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이번 회동에서 타협안이 마련됐다.

  • 투자 총액: 3,500억 달러

    • 현금 투자: 2,000억 달러 (분할 납입)

    • 조선 분야 협력: 1,500억 달러

  • 연간 투자 상한: 200억 달러

  • 투자 분야: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등 전략산업 중심

  • 이익 배분: 한국이 초기 투자금 회수 전까지 양국 50:50 분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협상 과정은 치열했지만, 한국 시장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일반의약품과 항공기 부품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서명은 아직... 발표는 '수일 내'

양국은 아직 공식 서명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김 실장은 "협정 초안은 이미 수십 차례 검토를 마쳤으며, 2~3일 내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11월 중순, **국회(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보유)**에 투자 관련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협정이 비준되면 11월 1일부로 15% 관세율이 소급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중국·일본·영국 등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한국이 거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중심 통상정책'**이 또 한 번 실질적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