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빈 뉴섬 주지사 주도한 주민발의안 50호 통과... 텍사스 공화당의 우세구역 확장 시도에 맞불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내년 미 하원 권력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선거구 재획정안(주민발의안 50호, Proposition 50)을 통과시켰다고 폭스뉴스(FOX)가 4일 밤 보도했다.
폭스뉴스 결정본부(Fox News Decision Desk)에 따르면, 이번 주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주 의회가 직접 연방 하원 선거구를 다시 그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는 민주당이 장악한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선거구 결정권을 되돌리는 조치로, 공화당이 추진 중인 '중간 시기(redistricting mid-decade) 재획정'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된다.
"트럼프가 곰을 건드렸다... 곰이 다시 포효했다"
이번 발의안을 주도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가 곰을 건드렸다. 그리고 곰이 포효했다"며, "이번 결과는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의 시도에 정면으로 반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의 임기를 지낸 뉴섬 주지사는 2028년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번 발의안의 핵심 추진자였다.
민주당, 비당파 선거구위원회 '일시 정지'
이번 발의안 통과로 2008년과 2010년 개헌을 통해 정치권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돼 온 캘리포니아의 '비당파 선거구위원회'는 한시적으로 권한이 정지된다. 대신, 민주당이 다수인 주의회가 새 선거구 지도를 직접 작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내에 최소 5개의 '민주당 우세 지역구'가 추가로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공화당이 텍사스에서 새로 만든 5개의 '공화당 우세 지역구'에 맞서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뉴섬은 최근 후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에 지면, 최소 2년 동안 하원·상원·백악관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기면, 트럼프의 남은 임기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호소했다.
"공화당의 선거 조작 시도 막았다" vs "민주당의 권력 탐욕"
민주당 전국하원선거위원회(DCCC) 수잔 델베네 위원장은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의 선거 조작 시도에 맞서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공화당이 부자 감세를 위해 서민들의 의료보험과 생계를 희생시킨 기록에 분노한 결과"라고 환영했다.
반면 공화당 전국하원선거위원회(NRCC) 위원장 리처드 허드슨은 "민주당이 아무리 선을 다시 그어도 뉴섬의 권력욕은 가릴 수 없다"며 "새 지도가 적용돼도 공화당은 여전히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의석을 뒤집을 기회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 전역으로 번지는 '선거구 전쟁'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와 미주리주는 이미 중간 시기 재획정을 통과시켜 각각 1~2석의 공화당 우세 지역을 확보했다.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회도 새 지도를 통과시켰으며, 인디애나 역시 이번 주 특별 회기를 열어 재획정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주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버지니아 주의회는 이미 재획정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오바마의 지원과 슈워제네거의 반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표 전날 뉴스엄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이 발의안은 트럼프의 권력 남용에 제동을 걸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의 마지막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 한다"며 발의안 반대 캠페인을 이끌었다. 그는 광고 영상에서 "정치인들이 다시 선거구를 마음대로 나누는 시대를 막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지켜내야 할 가치"라고 호소했다.
'막대한 자금전', 결국 뉴스엄의 승리
발의안 찬성 측은 반대 측보다 훨씬 많은 정치자금을 모아 전국적인 TV 광고와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다.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비율이 꾸준히 과반을 유지했다.
뉴섬은 선거 직전 "이 선거는 민주당 전체의 명운이 걸린 '올핸즈 온 덱(All Hands on Deck)' 순간"이라며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의 선택은 민주당 손을 들어줬고, 이번 주민발의안 50호 통과로 캘리포니아는 다시 한 번 미국 정치의 중심 무대로 부상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