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지출 주저가 이어지며 3분기 실적 부진... 주가 4% 하락

미국 주택개보수 소매업체 홈디포(Home Depot)가 3분기 순이익 감소와 함께 연간 실적 전망을 낮췄다. 장기화하는 주택개보수 수요 둔화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리처드 맥파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고객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큰 금전적 결정을 내리는 데 주저하고 있다"며 소비 심리 약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홈디포는 3분기 폭풍우 발생이 적었던 점도 실적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강한 폭풍이 여러 차례 발생하며 지붕, 발전기, 합판 등 주택 대비·수리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올해는 해당 품목의 판매가 부진했다. 여기에 약세 주택시장과 소비자 불확실성이 전반적인 수요 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홈디포
(홈디포 내부 전경. 홈디포)

맥파일 CFO는 "많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보다 하락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고,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며 "이 모든 것이 큰 규모의 지출을 미루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프리마켓 거래에서 홈디포 주가는 약 4% 하락했다.

3분기 실적 전망치 하회... 연간 전망도 하향

홈디포의 3분기 기존점 매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쳐, 월가 예상치인 1.3%를 밑돌았다. 회사는 올해 기존점 매출 증가율 전망을 기존 '1% 증가'에서 '소폭 증가'로 하향 조정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전년 대비 2% 감소 예상에서 5% 감소로 낮췄다.

고금리와 주택시장 침체,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택개보수 활동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홈디포는 노후 주택 증가와 주택 자산가치 상승이 장기적으로는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최근 금리가 다소 낮아졌음에도 뚜렷한 반등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Placer.ai에 따르면 3분기 홈디포 매장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맥파일 CFO는 "모기지 금리 변화를 주의 깊게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택개보수 수요를 자극하는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며 "단기적인 수요 촉진 요인은 보이지 않지만, 주택 시장의 장기적 펀더멘털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가격 인상에도 수요 영향 제한

홈디포는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일부 카테고리에서 가격을 올렸지만, 해당 조치가 수요를 둔화시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맥파일 CFO는 "관세 비용이 사업 전반에 반영되고 있고 일부 제품군에서 소폭의 가격 조정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폭넓은 인상은 아니었다"며 "고객들은 여전히 더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Professional) 고객 시장 확대로 수요 약세 보완

홈디포는 전문 건축업자와 시공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 확대를 통해 수요 둔화를 어느 정도 상쇄해 왔다. 대량 자재 공급, 맞춤 주문, 지원 서비스 확대, 건설 자재 업체 인수 등을 통해 전문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는 전략이다.

맥파일 CFO는 "대형 프로젝트 시장은 압박을 받고 있지만, 프로 고객 부문에서는 매우 강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