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열면서 내부가 이례적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또 한 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대 위원의 절반가량이 반대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제롬 파월 의장이 인하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파월, 0.25%p 인하 후 "추가 인하 조건 상향" 메시지 준비
이번 회의의 핵심은 파월 의장이 얼마나 많은 반대 의견을 최소화하며 **0.25%포인트 인하(3.5%~3.75%)**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다.
연준 내부의 분열을 봉합하기 위한 해법으로, 파월은 이번에 내리되 추가 인하의 문턱을 한층 높이는 '컷 앤드 캡(cut-and-cap)'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9년, 위원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파월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마무리할 때 사용한 방식과 유사하다.
파월은 이미 9월·10월 두 차례 인하를 주도했다. 노동시장 둔화 가능성과 우려되던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반대파 위원들 "인플레 정체... 지금은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
그러나 최근 회의에서 인하에 회의적이었던 인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로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있으며, 현 금리 수준이 "충분히 제약적(restrictive)"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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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12명 중 최대 5명, 전체 19명 중 10명 가까이가 공개 발언에서 인하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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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인하 당시 반대표는 1명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규모가 커질 가능성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기준금리 4%에 가까운 수준은 생각보다 제약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비둘기파들은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이 취약한 만큼 뒤늦은 대응은 비선형적(급격한) 악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 부재 속 결정... 정부 셧다운 여파로 핵심 통계 지연
연준은 최근 장기 셧다운으로 인해 최신 고용·물가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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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월 고용보고서, 11월 CPI는 회의 종료 이후 발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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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된 9월 고용보고서는 예상보다 높은 고용 증가를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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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은 4.4%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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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자료는 순고용 감소로 하향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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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쟁점은 고용 둔화가 수요 약화 때문인지, 아니면 이민 감소에 따른 노동 공급 축소 때문인지에 따라 금리 방향이 정반대로 달라진다는 점이다.
"60 대 40의 어려운 선택"... 그러나 큰 정책 오류는 아닐 것
씨티그룹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전 연준 고위직이었던 네이선 시츠는 "개인적으로는 동결에 조금 더 기울지만, 60 대 40 정도의 박빙 판단"이라며 "어느 쪽을 택해도 큰 정책 오류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내년 1월... 더 많은 데이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하 중단' 신호를 줄 수 있을까
연준은 이번 인하와 동시에 추가 인하 중단 메시지까지 함께 던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1월 회의 전까지 연준은 12월까지의 고용·물가 데이터를 모두 확보하게 돼, 지금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는 중요한 정책적 질문도 존재한다.
기준금리는 이제 '중립금리'에 가까운가?
파월은 최근의 인하를 "노동시장 위험을 고려해 중립금리(neutral rate) 수준으로 접근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해 왔다.
만약 이번 인하로 중립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경우, 향후 인하는 물가가 확실히 더 내려가거나 노동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만 가능하다는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
2026년 금리 전망... 트럼프의 연준 재편 압박이 변수
연준은 수요일 새로운 경제전망을 발표해 2026년 금리 경로에 대한 위원들의 예상치를 공개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인사 재편을 추진하면서, 전망 해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했으나, 쿡은 법적 대응 중이며, 대법원은 다음 달 관련 소송 심리 예정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만료, 이후 트럼프가 후보 선정을 주도해 케빈 해셋이 트럼프의 오랜 경제 자문역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의장이 트럼프 의중을 적극 반영하려 하면, 위원회가 용인하지 않을 수준의 인하를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치화되는 연준... 더 많이, 더 빨리 금리 내릴 위험"
BNY 인베스트먼츠의 빈센트 라인하트 전 연준 고문은 "지금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연준이 더 정치적으로 변할수록, 가능한 한 많이 금리를 내리려는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