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거래가 여전히 더 우월"... 엘리슨 가문 자금 신뢰성 문제 제기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는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공식 거부하며, 넷플릭스와의 거래가 주주들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워너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파라마운트가 제안한 779억 달러 규모의 전액 현금 인수안을 "환상적인(illusory) 제안"이라고 평가하며, 자금 조달의 신뢰성과 구조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너는 특히 파라마운트 측이 제공한 지분 및 자금 조달 약정이 "공백과 허점, 제한 조건을 포함하고 있어 주주와 회사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앞서 워너는 이달 초, 회사 분할 이후 자사 스튜디오 사업과 HBO 맥스(HBO Max) 스트리밍 부문을 넷플릭스에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 해당 거래는 현금과 주식을 포함해 총 720억 달러 규모로, 주당 27.75달러에 해당한다.

"엘리슨 가문 자금 약정, 철회 가능한 신탁 구조"

워너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가 주도하는 자금 구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슨 가문은 레드버드 캐피털과 함께 파라마운트의 주요 주주다.

그러나 워너는 파라마운트가 인수 자금을 '철회 가능한 신탁(revocable trust)'을 통해 조달하려 한다며, 관련 문서들이 "불완전하고 제한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파라마운트가 "워너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거래 "재무적으로 훨씬 안정적"

워너는 넷플릭스와의 합병이 재무적으로 훨씬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시가총액 4,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로, 투자등급의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파라마운트 제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워너는 서한에서 "넷플릭스와의 거래 조건이 명백히 우월하다"며 "파라마운트의 제안은 기업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워너에 과도한 위험과 비용을 전가한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인수가 상향 가능성은 열어둬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제안은 주당 30달러 수준이다. 다만 파라마운트 측은 이 제안이 '최종안(best and final)'은 아니라고 워너에 전달했으며, 인수 가격을 상향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해당 공개매수는 1월 8일 만료 예정이나 연장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날 워너가 조만간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 이후 워너 주가는 하락했으며, 16일 종가는 28.90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국부펀드·쿠슈너 참여 이탈

초기 파라마운트 인수안에는 걸프 지역 국부펀드 3곳과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의 자금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어피니티는 최근 인수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어피니티 측은 "10월 처음 참여했을 당시와 비교해 투자 환경이 상당히 변화했다"고 밝혔지만, 파라마운트 인수의 전략적 타당성 자체는 여전히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리스크는 "본질적 차이 없어"

워너는 파라마운트 거래와 넷플릭스 거래 사이에 "규제 리스크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두 거래 모두 할리우드 내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산업 집중 심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워너는 파라마운트 인수에 대해 "할리우드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서랜도스는 워너의 결정 이후 "넷플릭스와 워너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극장 영화 부문, 세계적 수준의 TV 스튜디오, 그리고 프리미엄 콘텐츠에 집중하는 HBO 브랜드와의 결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 투표는 이르면 내년 봄이나 여름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