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워너 주주 대상 '직접 인수제안' 돌입
파라마운트가 월요일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 주주들을 상대로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 인수제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불과 며칠 전 워너가 넷플릭스와 체결한 720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파라마운트는 자사의 제안이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주주들에게 180억 달러 더 많은 현금 가치"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워너는 이미 넷플릭스와 720억 달러 계약 체결
워너는 지난 금요일 회사 분할 이후 영화 스튜디오와 HBO Max 스트리밍 사업을 **넷플릭스에 720억 달러(주당 27.75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계약은 현금과 주식이 혼합된 형태로, 워너 주주들은 거래 완료 후 두 회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파라마운트 "넷플릭스 딜은 규제 승인 불가"... 인수전 본격화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이미 강력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어 이번 인수는 미국 내 공정거래 심사와 해외 규제 절차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낮다며 워너를 압박했다.
넷플릭스는 계약에 58억 달러의 파기 수수료를 포함해 거래 성사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파라마운트는 이를 "사업 가치 기반으로 설명될 수 없는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넷플릭스 시장점유율 문제"... 규제 개입 시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 행사 전 기자들에게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큰데, 워너까지 인수하면 그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며 "그 결정(규제 승인)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너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매수자를 선택하면 넷플릭스에 28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14억 달러 기업' 파라마운트, 4천억 달러 넷플릭스에 정면 승부
파라마운트 시가총액은 약 140억 달러로, 4천억 달러가 넘는 넷플릭스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엘리슨 가문·레드버드 캐피털의 자금 보증과 함께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아폴로로부터 540억 달러의 부채 조달 약정을 확보했다고 밝혀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엘리슨 부자는 틱톡 미국 사업 인수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이번 인수 성공 시 미디어·테크 분야 지배력이 크게 확대된다.
워너는 넷플릭스 제안을 더 높은 가치로 평가했지만...
워너는 파라마운트의 주당 30달러 현금 제안보다 금액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가치까지 포함하면 넷플릭스 딜의 실질 가치는 주당 31~32달러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이러한 계산 방식이 "사업 펀더멘털에 근거하지 않는다"며 주주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시장 반응: 워너·파라마운트 상승, 넷플릭스는 보합
지난 금요일 워너 주가는 넷플릭스의 인수가격보다 낮은 26.08달러에 마감하며 거래 성사 가능성에 일부 의구심이 반영됐다.
파라마운트는 인수전 열위에도 1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으며, 이는 인수전 탈락 시 보통 주가가 상승하는 일반적인 패턴과 다른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월요일 프리마켓에서는 파라마운트가 4% 이상, 워너는 6% 상승하며 시장이 인수전 가능성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업계 최고 자산을 둘러싼 '희귀한 인수전' 본격화
이미 다른 매수자와 계약을 체결한 기업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해 상향 제안을 내는 사례는 흔치 않지만, 핵심 콘텐츠 자산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전이 촉발되기도 한다.
올해 초 비만 치료 스타트업 메트세라 인수전에서도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가 가격을 계속 올리며 경쟁한 끝에 화이자가 최종 승리한 바 있다.
HBO·해리 포터·DC 코믹스 등 워너의 프리미엄 자산 가치가 워낙 높은 만큼, 이번 인수전은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