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이 발표한 2025년 인구 추정치는 미국 인구 구조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남부(South)는 여전히 가장 많은 인구를 끌어들이는 지역으로 남아 있는 반면, 중서부(Midwest)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내 이동에서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동시에 이민 감소와 출생률 정체는 미국 인구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인구 증가율 둔화...핵심 변수는 이민 감소
2025년 6월 말까지 1년 동안 미국 전체 인구는 약 0.5% 증가했다. 이는 직전 12개월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출생과 사망은 소폭 늘었지만, 전체 흐름을 바꿀 만큼의 변화는 아니었다.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 것은 순이민(net immigration)이었다. 2024년 중반까지는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 시절 국경을 넘는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며 순이민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컸다.
그러나 임기 말 바이든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강화했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국경 통제와 추방을 더욱 강하게 추진하면서 2025년 순이민 규모는 크게 줄었다.
모든 주에서 순국제이민이 감소했으며,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플로리다 등 대형 주들이었다.
캘리포니아, 소폭이지만 인구 감소로 전환
이민 감소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California)를 다시 인구 감소 상태로 밀어 넣었다.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으로 다른 주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유입보다 훨씬 많다. 팬데믹 시기만큼 급격하지는 않지만, 최근 수년간 연간 약 25만 명 수준의 순유출이 이어져 왔다.
그동안은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많고, 국제 이민이 이를 상쇄해 전체 인구가 유지됐지만, 2025년에는 이민 감소로 이를 버티지 못했다. 그 결과 최근 12개월 동안 캘리포니아 인구는 약 9천 명 순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서부, 오랜 하락세 끝에 '순유입' 전환
지역별로 보면 남부는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인구 흡인력을 보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South Carolina)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주로 나타났다. 반면 주거비가 비싼 북동부(Northeast)와 서부(West)는 여전히 국내 인구 이동에서 순유출 상태를 이어갔다.
주목할 변화는 중서부다. 비교적 저렴한 주거비를 강점으로, 중서부는 수년간 이어진 인구 유출을 끝내고 매우 미미하지만 국내 이동 기준 순유입을 기록했다. 오하이오(Ohio), 미네소타(Minnesota), 미시간(Michigan) 등이 순유입으로 전환된 반면, 일리노이(Illinois), 아이오와(Iowa), 캔자스(Kansas), 네브래스카(Nebraska)는 여전히 순유출 상태다.
플로리다, 팬데믹 특수 이후 매력 감소
플로리다(Florida)는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인구가 늘고 있지만, 국내 이동 증가세는 크게 꺾였다. 2025년 플로리다는 미국 내 이동 기준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 중 기록적인 인구 유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특히 마이애미(Miami) 지역은 높은 주거비로 인해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으며, 중산층 미국인들 사이에서 '플로리다 은퇴의 꿈'이 점점 현실성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생아 수 소폭 증가...그러나 추세 반전에는 역부족
출생아 수는 소폭 반등했다. 2025년 미국의 출생아 수는 약 3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2천 명가량 증가했다. 이는 직전 해 4만 명 이상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출생률 하락 추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낮은 출산율은 여전히 장기적인 인구 구조 문제로 남아 있으며, 특히 일부 공화당 진영에서는 이를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인구 이동이 말해주는 미국의 방향
이번 인구조사국 자료는 미국 인구 증가가 더 이상 자연 증가에 의존하지 않고 있으며, 이민 정책과 주거비, 지역별 경제 여건이 인구 흐름을 좌우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남부의 지속적 성장, 중서부의 미약한 회복, 해안 지역의 둔화는 앞으로 미국 정치·경제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