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연준 의장 인선은 대통령 임기 후반부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인사 결정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금융위기 대응 경험 갖춘 전직 연준 이사

케빈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재직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시장 안정과 월가 구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캐빈 워시
(캐빈 워시, 위키 )

그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해 온 인물로, 연준 내외에서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매파'로 분류돼 왔다. 다만 최근에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보다 빠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5월 중순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Jerome Powell) 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

분열된 연준과 복합적 정책 환경

케빈 워시가 이끌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린 상태다.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2% 목표를 웃돌고 있으며,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압력, 인공지능(AI)이 생산성과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 디지털 통화 확산 등 새로운 정책 변수들이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3.5~3.75% 범위에서 동결했다.

대통령의 기대와 중앙은행 독립성 시험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 왔으며, 과거 자신이 지명했던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흔들린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장기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준 절차의 변수

케빈 워시의 인준 절차는 법무부의 연준 관련 조사로 인해 변수에 직면해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인 톰 틸리스 (Thom Tillis) 상원의원은 워시가 통화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지명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속성'이 아닌 '단절'을 예고

케빈 워시는 연준의 자산 보유 구조, 정책 프레임워크, 행정부와의 관계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1979년 폴 볼커 (Paul Volcker) 의장 취임 이후 가장 큰 정책적 전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앨런 그린스펀 (Alan Greenspan) 전 의장을 포함한 역대 연준 의장들은 대체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해 왔다.

최종 후보군과 백악관 인선

이번 인선 과정에서는 케빈 해싯 (Kevin Hassett)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 릭 리더 (Rick Rieder) 블랙록 임원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싯 위원장은 현직에 유임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워시 지명은 통화정책의 방향뿐 아니라 연준의 독립성과 역할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