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들어 미국에서 처음으로 은행 파산이 발생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메트로폴리탄 캐피탈 은행(Metropolitan Capital Bank & Trust)가 규제 당국에 의해 영업을 중단하면서, 시카고는 2년 연속으로 '연초 첫 은행 파산'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3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금융·전문직 규제국(IDFPR)은 지난 금요일 "안전하지 않고 건전하지 않은 경영 상태"와 "자본 잠식"을 이유로 메트로폴리탄 캐피털 뱅크의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FDIC)가 파산관재인으로 지정됐다.

예금 전액 보호... 자산·예금은 디트로이트 은행이 인수

FDIC는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First Independence Bank**와 자산·예금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퍼스트 인디펜던스 뱅크는 메트로폴리탄의 예금 대부분을 인수했으며, 2억5,1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매입했다. 잔여 자산은 FDIC가 보유한 뒤 추후 처분할 예정이다.

수사나 손실 우려와 관련해 규제 당국은 선을 그었다. 수사나 소리노 IDFPR 은행국장 대행은 "이번 조치로 인해 단 한 명의 예금자도 금전적 손실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트로폴리탄 캐피탈 은행
(메트로폴리탄 캐피탈 뱅크, 시카고 트리뷴)

메트로폴리탄 캐피털 뱅크는 총자산 2억6,100만 달러, 총예금 2억1,200만 달러 규모였다. FDIC는 이번 파산으로 예금보험기금(DIF)에 약 1,97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지만, 최종 비용은 잔여 자산 매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티크 유니버설 뱅크' 표방... 2005년 설립

리버 노스 지역 온타리오 스트리트 9번지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캐피털 뱅크는 2005년 설립됐다. 상업금융, 프라이빗 뱅킹, 투자은행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유니버설 뱅크'를 표방하며, 중소기업과 창업가를 핵심 고객으로 삼아 왔다. 은행 측은 스스로를 "북미에서 유일한 중소기업 특화 부티크 유니버설 뱅크"라고 소개해왔다.

인수 은행은 미시간 유일의 흑인 소유 은행

인수 주체인 퍼스트 인디펜던스 뱅크는 1970년 설립된 미시간주 인가 상업은행으로, 디트로이트 지역의 소외·소수계 커뮤니티를 위한 금융 접근성 확대를 사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은행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유일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유 은행이다.

소리노 국장 대행은 "퍼스트 인디펜던스 뱅크는 메트로폴리탄 고객들에게 필수적인 은행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퍼스트 인디펜던스 측은 전화 문의에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시카고, 최근 수년간 반복된 은행 파산의 역사

시카고는 지난해에도 전국에서 단 두 곳뿐이었던 은행 파산 중 하나를 기록했다. 2025년 1월 Pulaski Savings Bank가 폐쇄됐고, 예금과 자산은 일리노이주 데스플레인스에 본사를 둔 Millennium Bank가 인수했다. 같은 해 6월에는 텍사스의 Santa Anna National Bank가 파산했다.

그 이전에는 약 10년간 시카고에서 은행 파산 사례가 없었으나, 2017년에는 두 곳이 연달아 문을 닫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유 은행이었던 Seaway Bank and Trust는 2017년 1월 규제 당국에 의해 폐쇄돼 텍사스의 State Bank of Texas에 인수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100년 역사의 Washington Federal Bank for Savings가 3,100만 달러 규모의 횡령 사건 속에 붕괴됐다. 이후 Royal Savings Bank of Chicago가 예금과 지점을 인수했다. 이 사건으로 고위 임원들을 포함해 16명이 기소됐으며, 당시 시카고 시의원이었던 패트릭 데일리 톰프슨도 허위 진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임했다.

워싱턴 페더럴 은행의 최고경영자였던 존 겜바라는 은행 폐쇄 약 2주 전, 고객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남겼다.

이번 메트로폴리탄 캐피털 뱅크의 파산은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감독 체계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