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확보했던 최신 전술적 우위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SpaceX)의 조치로 급격히 약화됐다. 스페이스엑스는 러시아군이 불법적으로 사용하던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격전지 포크로우스크(Pokrovsk)로 향하는 보급로는 최근까지 러시아 드론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 러시아군은 암시장을 통해 밀수한 스타링크 단말기를 저가 드론에 장착해,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안전지대에서 실시간 영상 전송과 원격 조종을 수행했다.
우크라이나 전자전 지원 요원 '코체르하(Kocherha)'는 "스타링크가 꺼지자 전장이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드론 사거리·정밀도 대폭 감소
러시아군은 전기 모터 기반의 고정익 드론 '몰니야(Molniya·번개)'를 활용해 최대 22파운드(약 10kg)의 폭발물을 탑재하거나, 소형 자폭 드론을 추가 장착해 공격 범위를 확장해왔다.
스타링크가 장착되면서 이 드론들은 배터리 수명만 허용하는 한도까지 장거리 운용이 가능해졌고, 기존 무전 신호 한계를 뛰어넘는 정밀 타격이 가능했다. 특히 파블로흐라드(Pavlohrad)와 포크로우스크를 잇는 보급 도로는 집중 표적이 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스페이스엑스에 문제를 제기한 뒤, 회사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등록된 단말기만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제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가 민간인을 테러하는 데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하자 즉각 대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지휘 체계도 타격
스타링크 차단은 단순히 드론 공격 감소에 그치지 않았다. 포크로우스크 인근 드론 부대 소속 올렉산드르 솔론코(Oleksandr Solonko)는 "러시아 지휘소와 드론 운용팀의 실시간 영상·통신이 부분적으로 마비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 대변인은 스타링크 차단 이후 해당 지역 드론 공격이 최대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우크라이나군은 부상병 후송과 방어 재정비에 나설 수 있었다.
러시아, 대체 수단 모색
러시아는 자체 위성통신 체계인 야말(Yamal)과 익스프레스(Express)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장비들이 성능이 낮고 대형 위성 접시를 필요로 해 탐지와 파괴가 쉽다고 평가한다.
즉각적인 대안으로는 드론을 중계망처럼 활용해 무전 신호를 확장하는 방식이 있으나, 이는 추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해 비효율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시민을 대상으로 스타링크 단말기 등록을 유도하는 시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Security Service of Ukraine)은 시민들에게 이러한 접근을 신고하라고 경고했다.
전황과 외교 협상에 영향
러시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재하는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전선에서의 성과를 확대하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스타링크 차단은 모스크바의 최근 전술적 성과에 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위성 인터넷이 현대 전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동시에 민간 기술 기업의 결정이 전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과 안보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