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최고 법률책임자 캐시 루엠러(Kathy Ruemmler)가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과의 이메일 교류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전격 사임을 결정했다고 뉴욕포스트(NYP)가 13일 보도했다.

NYP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2일(목) 루엠러가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다만 퇴임 시점은 오는 6월 30일로, 즉각 사임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루엠러 본인의 판단이었으며,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xoxo" 이메일 공개 후 여론 악화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는 루엠러가 2015년 1월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포함됐다. 해당 이메일에서 루엠러는 "xoxo"로 서명하고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캐시 루엠러(Kathy Ruemmler)
(캐시 루엠러(Kathy Ruemmler). 위키)

이에 대해 엡스타인은 외설적 농담으로 답장한 것으로 보도됐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뒤 구치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엠러는 성명을 통해 "과거 변호사로서의 업무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회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측근에 따르면, 언론이 엡스타인의 농담을 부각하며 보도한 이후 루엠러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 선물·스파 여행 기록도 공개

미 법무부는 지난 1월 공개한 자료에서 루엠러가 엡스타인으로부터 9,400달러 상당의 에르메스(Hermès) 핸드백과 워싱턴 D.C. 포시즌스(Four Seasons) 스파 여행을 제공받았다는 기록도 포함했다.

루엠러 측 대변인 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는 "루엠러는 어떠한 위법 행위도 하지 않았으며 숨길 것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엡스타인이 루엠러를 개인 변호사로 고용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솔로몬 CEO, 끝까지 지지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 CEO는 "루엠러는 재임 기간 동안 탁월한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최근까지 루엠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으나, 은행 내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루엠러는 2020년 솔로몬이 직접 영입했으며, 이듬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총괄 법률고문(General Counsel)으로 승진했다. 이는 솔로몬 체제의 핵심 인사 중 하나로 평가돼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임이 솔로몬 리더십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루엠러는 6월 말까지 직을 유지한 뒤 퇴임할 예정이며, 후임 인선에 대한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