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가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다양성·형평성·포용(DEI) 기준을 삭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고월스트리트저널(WSJ) 이 1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확산되고 있는 '반(反) 워크(woke)' 기조가 기업 전반으로 번지는 흐름과 맞물린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타 인구통계(other demographics)" 문구 삭제
골드만삭스는 이달 중 자사 이사회 후보 평가 기준에서 DEI 관련 문구를 제거할 예정이다.
현재 이사회 운영위원회는 후보자를 ▲관점(viewpoints) ▲배경(background) ▲경력 및 군 복무(work and military service) 등 전통적 다양성 개념을 포함한 네 가지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타 인구통계(other demographics)'라는 문구가 별도로 명시돼 있으며, 이는 인종, 성 정체성, 민족, 성적 지향 등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회사 측은 해당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기업들에 대해 적용해 온 이사회 다양성 요건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자사 이사회 기준에서까지 DEI 관련 표현을 없애는 것으로, 정책 후퇴 범위가 확대되는 셈이다.
보수 성향 단체와의 합의
이번 변경은 소액 지분을 보유한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 National Legal and Policy Center(NLPC)의 요청 이후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NLPC는 지난해 9월 해당 문구 삭제를 요구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자발적으로 이를 수정하는 대신 NLPC가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식 주주제안을 제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DEI 전방위 압박
이번 조치는 Donald Trump 대통령의 복귀 이후 연방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DEI 정책 축소 기조와도 맥을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급진적이고 낭비적인 정부 DEI 프로그램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어 연방 계약 및 관련 규정을 '성과 중심(merit-based)' 체계로 되돌리는 추가 명령도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연방정부와 민간 부문, 군 전반에 걸친 DEI 정책의 폭정을 끝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워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학가까지 확산된 갈등
행정부의 DEI 공세는 미국 명문대학으로도 확산됐다.
특히 Harvard University는 주요 타깃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유대주의 대응과 '워크 이념' 문제를 이유로 연방 연구비 지원을 동결했으며, 이에 하버드는 지난 4월 이를 위헌적 '압박 캠페인'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부는 동결된 27억 달러 규모의 연구비를 복원하라는 법원 명령에 대해 항소한 상태다.
기업 전반으로 번지는 'DEI 재검토'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보수 단체들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이 DEI 정책을 재검토하거나 축소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결정은 월가를 넘어 미국 기업 전반의 거버넌스 기준 변화에 상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