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목) 워싱턴에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첫 공식 회의를 주재하며 가자지구 재건과 중동 평화 구상을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70억달러 이상을 출연하기로 했으며, 미국이 100억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회의는 오전 9시 30분경 시작됐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중동에 평화"...가자에 170억달러 지원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약 45분간의 발언에서 "중동에 평화가 있다. 가자 전쟁은 끝났다. 작은 불씨(little flames)만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중재한 휴전 합의를 성과로 강조했다.

평화위원회 트럼프
(평화위원회에서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인스타그램 영상 캡쳐

그는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UAE), 모로코,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등이 가자 구호 패키지에 70억달러 이상을 기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별도로 100억달러를 출연한다.

세계은행, 유엔, 유럽연합(EU)은 지난해 2월 가자 재건 비용을 5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했으며, 11월에는 70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잠정 추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또 국제축구연맹(FIFA)이 가자 내 축구 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7,500만달러를 모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미국·캐나다·멕시코는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하마스 무장해제·원조 흐름이 핵심 시험대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장해제(disarmament)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휴전 위반 책임을 두고 상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가자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공격으로 시작됐다. 이스라엘 집계에 따르면 당시 1,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작전으로 팔레스타인 보건당국 기준 7만2,000명 이상이 숨졌다.

47개국 참석...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불참

미 정부는 이번 회의에 이스라엘과 EU를 포함해 47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은 불참했다.

트럼프는 노르웨이가 향후 평화위원회 관련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헝가리의 Viktor Orban 총리, 아르헨티나의 Javier Milei 대통령 등 참석 정상들을 직접 거명했다.

그는 "거의 모든 나라가 참여를 수락했다"며 "참여하지 않은 나라들도 결국 합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유엔과 협력...그러나 '대항 기구' 우려도

트럼프는 조만간 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엔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하거나 경쟁 기구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벨라루스까지 초청 대상에 포함된 점도 서방 일부 국가의 신중론을 키웠다.

인권 전문가들은 미국이 외국 영토의 행정을 감독하는 구조가 식민지적 성격을 띨 수 있다고 비판하며, 위원회 구성에 팔레스타인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란·우크라이나 문제도 언급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이 "좋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를 언급했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평화회담은 돌파구 없이 종료됐다.

'8개 전쟁 종식' 주장에 논란

트럼프는 취임 이후 8개 이상의 분쟁을 종식시켰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인도-파키스탄 등 주요 분쟁은 여전히 불안정하거나 완전한 평화협정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번 평화위원회 출범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레거시 구축 시도로 평가되지만, 하마스의 실제 무장해제 여부와 가자 재건 자금의 투명한 집행,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 확보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