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을 언제든지 완전히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폭스뉴스(FOX)가 16일 보도했다. 

FOX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하르그 섬의 석유 수출 시설을 "원한다면 단 5분 만에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언제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모든 것이 'locked and loaded' 상태다"라며 군사적 준비가 완료돼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그 결정을 의도적으로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내가 다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하르그 섬, 이란 경제의 '왕관의 보석'

하르그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처리되는 핵심 에너지 허브로, 페르시아만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거점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섬을 이란 정권의 "왕관의 보석(crown jewel)"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미군은 지난 금요일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의 일환으로 하르그 섬을 정밀 공습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당시 공격은 해군 기뢰 저장 시설, 미사일 벙커 등 90개 이상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

다만 섬의 석유 저장 시설과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 인프라는 의도적으로 공격 대상에서 제외됐다.

협상 압박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하르그 섬 석유 시설을 남겨둔 이유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협상을 강하게 원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협상을 매우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할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 계속 대응"

반면 이란 정부는 협상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휴전이나 협상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필요한 만큼 계속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전쟁이 불법적이며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르그 섬 점령 시나리오도 검토

한편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하르그 섬을 단순히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점령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일부 미국 당국자는 하르그 섬을 점령할 경우 이란 정권의 주요 석유 수입원을 차단하는 "경제적 결정타(economic knockout)"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경우 미군 지상 병력이 투입되어야 하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촉발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당국자는 "위험도 크지만 보상도 크다"며 "대통령이 아직 그 단계까지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