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앤스로픽(Anthropic)의 첨단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 미토스 5(Claude Mythos 5)'를 일부 미국 기업과 기관에 다시 제공하도록 허용했다로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앤스로픽은 26일 미국 정부가 핵심 기반시설을 운영하거나 방어하는 신뢰할 수 있는 미국 기관들을 대상으로 미토스 5를 재배포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가안보 위험을 이유로 미토스 5와 페이블 5(Fable 5)의 이용을 중단시켰던 미국 정부의 지난 12일 명령을 일부 완화한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토스 5를 이용할 수 있는 기업과 기관은 100곳이 넘으며, 다수의 포천 500대 기업도 포함됐다.
핵심 기반시설 운영·방어 기관에 우선 제공
앤스로픽은 성명에서 미토스 5를 자사의 가장 강력한 사이버보안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정부가 핵심 기반시설을 운영하고 방어하는 미국 기관들에 미토스 5를 다시 제공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승인된 기관들의 이용 권한을 신속하게 복구하는 한편, 미토스 5의 이용 대상을 더 확대하고 페이블 5도 일반 이용자에게 다시 제공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인 기관 가운데 상당수는 앤스로픽의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에 참여한 약 100개의 기술기업과 기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페이블 5의 배포도 다시 허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 정부, 6월 12일 최상위 모델 이용 중단 명령
앤스로픽은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명령이 내려진 뒤 미토스 5와 페이블 5의 이용을 모든 고객에게 갑작스럽게 중단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모델들이 중국과 러시아 등 우려 국가의 군사·정보기관이나 해커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는 앤스로픽과 오픈AI(OpenAI)의 최첨단 모델 공개에 대해 적극적인 사전 감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AI가 사이버공격이나 군사정보 분석,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색에 활용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오픈AI도 GPT-5.6 전면 공개 연기
오픈AI도 같은 날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GPT-5.6의 일반 공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정부 당국에 신원이 공유된 소수의 심사 완료 협력업체에만 해당 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표적인 AI 기업 두 곳이 모두 최신 모델의 이용 대상을 정부가 승인한 기업과 기관으로 제한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AI 개발업체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첨단 모델을 신뢰할 수 있는 협력업체에 공개하기 전 최대 30일 동안 미국 정부에 제공하도록 하는 자발적 체계를 마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부가 고객 선택" 비판 제기
미국 정부가 어떤 기업에 미토스 5 이용을 허용할지 직접 심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개인의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의 존 콜먼(John Coleman) 입법고문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이 선정되고 다른 기업들은 왜 제외되는지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며 투명성이 부족하고 법치주의 측면에서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철저한 안전성 시험 자체는 나쁜 생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부가 고객을 선택하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이버공격 능력 악용 우려
전문가들은 미토스 계열 모델이 악의적인 사용자에게 넘어갈 경우 정교한 사이버공격을 크게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은행과 금융기관처럼 오래된 전산시스템과 복잡하게 연결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분야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성능 AI는 대규모 소프트웨어 코드를 빠르게 분석하고 보안 취약점을 찾거나 공격용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능력이 적대국의 군사·정보기관이나 사이버범죄 조직에 제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첨단 모델의 이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상무장관 "위험 대응에 상당한 진전"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 상무장관은 앤스로픽에 보낸 서한에서 회사와 정부가 대상 모델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다만 앤스로픽이 어떤 새로운 안전장치를 도입했는지는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앤스로픽은 이달 초 정부가 페이블 5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탈옥(jailbreaking)' 방법이 존재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안전장치는 페이블 5가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식별하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승인 업체 외에는 수출허가 제한 유지
러트닉 장관은 미토스 5를 승인된 기업과 그곳에서 근무하는 비미국 시민권자에게 제공할 때 별도의 수출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에서 근무하는 비미국 시민권자도 승인된 업무 범위 안에서는 별도의 수출허가 없이 미토스 5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승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에는 기존의 수출허가 제한이 계속 적용된다.
이는 이용자의 국적보다 소속 기업이나 기관이 정부의 심사를 통과했는지를 중심으로 접근 권한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미토스·페이블, 기반 모델은 동일
미토스 5와 페이블 5는 동일한 기반 AI 모델을 사용한다.
다만 이용 목적과 안전장치의 적용 범위에는 차이가 있다.
페이블 5는 일반 대중이 폭넓게 이용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미토스 5는 일부 안전 제한이 완화돼 있어 사이버보안과 소프트웨어 분석 등 고난도 작업에서 더 강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미토스 5의 이용을 핵심 기반시설과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승인 기관으로 우선 제한했다.
앤스로픽·미 정부 관계 지속적으로 충돌
앤스로픽과 미국 정부의 관계는 최근 여러 차례 충돌을 빚었다.
앤스로픽은 미군이 자사 AI 모델을 미국 내 감시활동이나 완전 자율무기체계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후 앤스로픽을 국가안보 관련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했다.
이번 미토스 5 배포 허용은 양측이 모델의 안전장치와 이용범위를 놓고 일부 타협점을 마련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앤스로픽의 전체 고객이 모델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며 승인되지 않은 기업과 일반 이용자의 접근 제한은 계속된다.
중국과의 AI 경쟁 우려도
미국 정부의 첨단 AI 모델 제한이 장기화하면 중국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케이트 코렌(Kate Koren) 연구원은 이번 조치를 현실적인 임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모델을 폭넓게 공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신형 모델 공개를 허용하는 체계가 늦어질수록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첨단 AI 공개 기준 논쟁 계속
트럼프 행정부는 첨단 AI 모델을 공개하기 전 국가안보 위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술업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정부가 불투명한 기준으로 모델 이용 기업을 선택할 경우 시장 경쟁과 표현의 자유, 법적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토스 5에 대한 제한적 접근 허용으로 일부 기업은 모델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페이블 5와 GPT-5.6의 일반 공개 일정, 승인 대상 선정 기준, 정부의 사전 심사 권한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