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대규모 초당파 주택법안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게 공식 이송한 가운데, 의원들은 적어도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폭스뉴스(Fox News)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21세기 ROAD 주택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공화당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과 존 툰(John Thune)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주)가 참석한 서명식에 트럼프가 막판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법안이 사실상 폐기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트럼프가 서명을 거부한 것은 '미국 유권자 자격 보호(SAVE·Safeguarding American Voter Eligibility) 법안'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해당 법안은 현재 상원 통과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주택법안은 상하원 양원에서 압도적인 초당파 지지로 통과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절감 문제에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법안 서명에 전혀 서두르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월요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SAVE 법안에 비하면 (주택법안은) 정말 사소한 것"이라며 "SAVE 법안은 그 이름 그대로 부정선거로부터 미국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훨씬 더 서명하고 싶은 게 SAVE 법안"이라며 "누군가는 주택법안이 훌륭하다고 하지만, 내게는 SAVE 법안과 비교하면 거의 모든 것이 하품거리"라고 덧붙였다.
해당 주택법안에는 상하원 양측에서 제출된 약 60개에 달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주택 건설을 쉽게 하고 젊은 미국인들이 첫 집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의회에 포함시킬 것을 촉구한 헤지펀드의 주택 매입 금지 조항도 들어 있다.
상원에서 이 법안을 공동 설계한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과 팀 스콧(Tim Scott)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 중, 워런 의원은 의회가 트럼프에게 법안을 "은쟁반에 올려 바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요일 WCVB 방송의 '온 더 레코드(On the Record)'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가 미국 국민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이미 저 빌어먹을 법안에 서명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지 않아도 법안은 법률로 발효될 수 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법안이 백악관에 이송된 뒤 1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의회는 주택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재의결을 시도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전례가 있다. 2021년 초, 의회는 트럼프의 국방수권법(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거부권을 재의결로 무효화했다. 일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이 연간 국방예산 승인법을 SAVE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10일의 기간 내에 트럼프가 서명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으로 법률이 된다. 단, 의회가 완전히 휴회에 들어가면 '포켓 비토(pocket veto·자동 폐기)'가 적용될 수 있다. 현재 상원은 휴회 중이고, 하원은 이번 주말까지 정회할 예정이지만, 둘 다 완전한 폐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존슨 하원의장은 최근 며칠간 주택법안과 SAVE 법안을 두고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직접 만남을 가진 뒤 "대통령이 서명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서명하지 않더라도 법은 발효된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축하할 것이지만, 대통령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고 매우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복도를 지나칠 때마다 내게 묻는다는 사실 자체가, 그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SAVE 법안을 최우선 과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