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의 AI 칩 경쟁사 에칭드(Etched)가 현지시간 화요일 사업 현황을 공개했다고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30일 보도했다. 에칭드는 올해 초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를 통해 자사 칩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해당 칩을 탑재한 완성형 시스템에 대해 이미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계약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에칭드는 현재 고객사들과 함께 이 첫 번째 제품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 시스템을 '프론티어 추론 클러스터(frontier inference clusters)'라고 부른다. 칩과 함께 맞춤 설계된 랙(rack),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로, 최전선 AI 모델이 경쟁 제품보다 빠르고, 저렴하며, 전력 효율도 높게 추론(inference)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에칭드 측은 주장했다.

추론이란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한 뒤 AI가 응답을 생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현재 AI 업계에서 가장 큰 병목 구간이자 비용 요인으로 꼽히며, 바로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추론 문제 해결을 약속하는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2022년 설립된 에칭드는 이날 지금까지 총 8억 달러(약 1조 1,200억 원)를 조달했다고 공개했다. 이 중 가장 최근 투자는 지난해 12월 비공개로 마감된 5억 달러(약 7,000억 원) 규모의 라운드로, 라운드 후 기업가치는 50억 달러(약 7조 원)로 평가됐다.

이번 5억 달러 라운드는 스트라이프스(Stripes)가 주도했으며, 벤처테크 얼라이언스(VentureTech Alliance),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 허드슨 리버 트레이딩(Hudson River Trading), 투 시그마(Two Sigma), 리빗 캐피털(Ribbit Capital) 등 굵직한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앤젤 투자자 명단에는 AI 분야 거물급 인사들인 안드레이 카르파티(Andrej Karpathy),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페이페이 리(Fei-Fei Li), 아서 멘슈(Arthur Mensch), 스콧 우(Scott Wu)가 이름을 올렸다. 억만장자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와 피터 틸(Peter Thiel)도 주주 명단에 포함됐다.

에칭드 측은 이번 발표를 '스텔스 모드 해제'로 표현했지만, 공동창업자인 CEO 개빈 우베르티(Gavin Uberti)와 사장 로버트 와첸(Robert Wachen)은 사실 2024년부터 테크크런치에 칩 개발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피터 틸 펠로우십(Thiel Fellowship)을 받아 에칭드를 창업했다고 우베르티는 당시 테크크런치에 전했다.

에칭드(Etched)
(에칭드(Etched) 로고. Etched)

에칭드는 2024년 이미 1억 2,5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패트릭 오쇼네시(Patrick O'Shaughnessy)의 팟캐스트 '인베스트 라이크 더 베스트(Invest Like the Best)'에서 두 창업자는 2023년 당시 투자자 유치에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AI가 결국 범용 GPU만이 아닌 특화 칩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30페이지짜리 투자 제안서를 작성했지만, 접촉한 주요 투자자들이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당시 회사는 자금이 거의 바닥나 월 단위로 간신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의 투자 환경은 그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투자자들은 AI 관련 분야라면 무엇이든 쫓고 있으며, 특히 추론 속도를 높이는 칩 기술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경쟁사 세레브라스(Cerebras)는 올해 첫 번째 주목할 만한 IPO를 단행했고, AI 칩 제조사 그로크(Groq)는 최근 6억 5,000만 달러(약 9,100억 원)를 조달했다. 아마존(Amazon),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기업들도 모두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심지어 오픈AI(OpenAI)도 브로드컴(Broadcom)과 손잡고 첫 번째 자체 맞춤 칩 개발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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