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위스콘신 기반 핵융합 스타트업 리알타 퓨전(Realta Fusion)이 핵융합 반응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19일 진행한 실험에서 자사의 시연용 핵융합 장치 '왬(WHAM)'으로부터 직접 수확한 전기로 전구에 불을 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알타 퓨전은 이를 공개적으로 시연한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라고 주장하고 있다.


리알타 퓨전의 공동 창업자 겸 CEO 키에란 펄롱(Kieran Furlong)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플라즈마에서 직접 전력을 끌어낼 수 있다"며, 이번 성과는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핵융합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어려운 고비는 이미 넘어섰다는 평가다. 2022년 진행된 획기적인 실험 덕분에, 제어된 핵융합 반응이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나 이제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을 낼 만큼 충분한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온도를 높여 더 많은 열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더 큰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핵융합 반응 자체에서 직접 전기를 수확하는 방식으로, 이 방법이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리알타 퓨전(Realta Fusion) 장비
(리알타 퓨전(Realta Fusion) 장비. Realta Fusion)

리알타 퓨전은 직접 전기 변환(direct electricity conversion) 기술을 활용해 반응로 내 플라즈마를 가열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 과정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펄롱 CEO에 따르면 직접 변환 방식의 효율은 약 90%로, 잠재 에너지의 90%를 전기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현재 핵분열 원자로에 사용되는 증기 터빈의 효율인 약 33%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확량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에 도달하는 시기도 앞당겨진다.

모든 발전소는 운영을 위해 자체 생산 전력의 일부를 소비하며, 핵융합 반응로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반응로를 만드는 것이다. 직접 에너지 변환을 통한 효율 향상은 이 장벽을 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알타가 상용 반응로에 사용할 계획인 중수소-삼중수소(deuterium-tritium) 핵융합 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약 20%는 알파 입자(alpha particle)라고 불리는 하전 헬륨 핵(charged helium nuclei)에서 나온다. 이 회사는 전기 변환기 시제품을 제작해 반응로 끝부분에 부착했고, 이를 통해 100볼트(V)에서 수 암페어(A)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충분한 '알파 전력(alpha power)'을 수확해 전구 여러 개를 켜는 데 성공했다.

리알타 퓨전의 왬(WHAM) 장치는 자기 거울(magnetic mirror) 방식의 핵융합 발전을 시연하기 위해 제작됐다.

상용 규모의 발전소에서는 직접 에너지 변환기가 플라즈마 가열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펄롱 CEO는 "기본적으로 전기를 순환시킬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순환 구조가 상용 규모 발전소의 총 출력을 20~30%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며, "전기의 플라이휠(flywheel)을 돌리는 것과 같아서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직접 에너지 변환 기술을 반응로에 적용할 계획인 회사는 리알타 퓨전뿐만이 아니다. 샘 올트먼(Sam Altman)이 투자한 스타트업 헬리온(Helion)도 직접 에너지 변환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다만 헬리온은 아직 이를 공개적으로 시연하지는 않은 상태다. 펄롱 CEO는 핵융합 반응에서 직접 전기를 수확하는 것이 "반응로 설계의 경제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리알타 퓨전은 2025년 퓨처 벤처스(Future Ventures) 주도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3,600만 달러(약 500억 원)를 조달한 바 있다. 펄롱 CEO는 현재 새로운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