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코네티컷주와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Cook County)의 반자동 공격용 소총 금지법에 대한 수정헌법 제2조(2nd Amendment) 위헌 심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os Angeles Times)가 30일(화) 보도했다.
대법원은 여름 휴정에 들어가기 전 올가을 심리할 새 사건 목록을 공개했다. 이번 수정헌법 제2조 사건은 어떤 종류의 총기와 탄약이 주(州) 또는 연방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를 판단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판결 결과는 AR-15 같은 반자동 소총을 엄격히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민주당 주도 주들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총기 권리 옹호론자들은 해당 총기들이 미국에서 가장 흔하고 인기 있는 무기에 속하는 만큼 일부 주에서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코네티컷주 검찰은 미국인 중 공격용 소총을 소유한 사람은 약 2%에 불과하며, 이들이 이를 호신용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극히 드물다고 반박했다.
캘리포니아주는 1989년부터 재장전 없이 10발 이상을 발사할 수 있는 대부분의 반자동 소총과 권총의 판매 및 소지를 금지해왔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9개 주도 이와 유사한 법률을 시행 중이다.
각 주 의원들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총알을 발사하는 총기는 호신용으로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량 살상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만약 대법원의 보수 성향 판사들이 수정헌법 제2조 주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민주당 주들의 금지 규정 전체가 내년에 무효화될 수 있다.
총기 권리 옹호론자들은 준법 시민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common use)" 총기는 정부가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법원 보수 성향 판사 4명, 즉 클래런스 토마스(Clarence Thomas), 새뮤얼 A. 알리토(Samuel A. Alito), 닐 M. 고서치(Neil M. Gorsuch), 브렛 M. 캐버노(Brett M. Kavanaugh) 판사는 과거 반대 의견에서 주(州)의 공격용 소총 금지법이 수정헌법 제2조에 위배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주법들의 운명은 존 G. 로버츠(John G. Roberts) 대법원장과 에이미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t) 판사의 입장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총기 권리 소송을 지지하는 측에는 몬태나, 아이다호를 비롯한 공화당 주도 27개 주 검찰도 가세했다. 이들은 대법원에 진보 성향 판사들과 민주당 주도 주들이 "수정헌법 제2조를 자의적으로 재해석해 시민의 핵심 헌법적 권리인 무기 소지·휴대권을 계속 침해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유권자들이 대용량 탄창(large-capacity magazine) 소지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주민투표안을 통과시켰다. 최소 10개 주가 이와 유사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 법률들은 대용량 탄창의 제조 및 판매에만 적용된다.
총기 권리 옹호 단체들은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약 10년간 소송이 오락가락했다. 연방 판사가 수정헌법 제2조를 근거로 해당 규제를 위헌이라고 판결했지만, 주 정부는 항소했다. 결국 제9 순회항소법원(9th Circuit Court)의 전원합의체(en banc) 판결에서 해당 규제가 합헌으로 유지됐다.
한편 시카고의 제7 순회항소법원(7th Circuit Court)은 반자동 소총과 권총을 금지하는 일리노이주 법률과 쿡 카운티 조례를 합헌으로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빠른 속도로 발사되는 총기는 수정헌법 제2조 아래 금지될 수 있는 "기관총 및 군용 무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화요일 결정 이전까지 대법원은 수정헌법 제2조의 '무기 소지·휴대권'이 반자동 공격용 소총과 대용량 탄창에도 적용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거듭 거부해왔다. 2015년 이후 토마스, 알리토, 고서치 판사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일리노이와 메릴랜드 등 민주당 주도 주들이 제기한 '공격용 소총' 금지 관련 총기 권리 항소를 잇따라 기각했다.
캐버노 판사는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 시절, 시의 공격용 소총 금지 규정을 위헌으로 취소하는 데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취임한 지 3년 후인 2008년, 대법원은 처음으로 수정헌법 제2조가 민병대가 아닌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를 보호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당시 5 대 4로 이뤄진 판결은 자택에서의 호신용 권총 소지를 금지한 시(市) 조례를 무효화하는 데 그쳤다.
당시 '컬럼비아 특별구 대 헬러(District of Columbia vs. Heller)' 사건에서 고(故) 앤터닌 스캘리아(Antonin Scalia) 판사는 "헌법은 준법 시민이 호신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기를 소지할 권리를 부여하지만, '위험하고 이례적인 무기'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썼다.
그 이후 총기 권리 옹호론자들과 총기 규제 지지자들은 대용량 탄창이 장착된 반자동 총기가 특별히 위험하다는 이유로 규제될 수 있는지, 아니면 매우 흔하다는 이유로 헌법적 보호를 받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지난 2년간 대법원의 총기 규제 관련 판결은 엇갈렸다. 지난해 대법원은 6 대 3 판결로, 반자동 소총으로 빠른 연속 사격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인 범프스톡(bump stock) 금지 연방 규정을 폐기했다. 이 규정은 호텔 창문에서 야외 콘서트장을 향해 최대 1,000발을 발사한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도입된 것이었다. 보수 성향 다수 판사들은 범프스톡 장치가 금지된 기관총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올해 초 대법원은 7 대 2 판결로, 부품 키트로 제작된 미등록 '유령 총기(ghost gun)' 규제를 합헌으로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