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막는 충격적인 판결을 내린 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관련 입법을 서둘러 처리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1일 보도했다.

폭스뉴스 디지털은 팀 스콧(Tim Scott) 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출생 관광(birth tourism)' 산업을 근절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스콧 의원은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며 이렇게 말했다. "수정헌법 14조의 '사법권 내에 있는(under the jurisdiction thereof)'이라는 개념을 보면, 미국을 여행 중인 사람이 이곳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그 아이가 어떤 식으로든 미국 시민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게 명백하다. 그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팀 스콧(Tim Scott)
(팀 스콧(Tim Scott). X)

그는 이어 "반대 상황을 생각해보라"며 "다른 나라에서 그렇게 했을 때, 그 아이가 그 나라의 시민이 되겠느냐? 답은 '아니오'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초안을 작성 중인 스콧 의원의 법안은 관광 비자를 겨냥한 것으로, 관광 비자 소지 여성이 미국에서 낳은 아이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콧 의원은 이 법안이 "대통령 서명을 받아 법률로 확정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민주당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그는 "수백만 명의 여성을 미국으로 보내 아이를 낳고 미국 시민권자로 데려가도록 하는 수천 개의 기업에 민주당이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순환 고리 자체를 끊어, 싹을 잘라내야 한다. 그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거론하는 헌법 개정보다는 입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에릭 슈밋(Eric Schmitt) 미주리주 상원의원과 랜드 폴(Rand Paul) 켄터키주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수정헌법 14조 자체를 개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 개정이 "길고 복잡하다(long and unwieldy)"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스콧 의원도 수정헌법 14조 전체를 손보는 방안을 지지한다면서도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서는 가능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것은, 일시적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 땅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시민권자 자녀를 데리고 떠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원에서도 별도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하원 자유 코커스(House Freedom Caucus) 소속 앤디 오글스(Andy Ogles) 테네시주 공화당 하원의원은 임신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정부가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이번 주 공개했다.

'앵커스 어웨이 법(Anchors Away Act)'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외국인이 미국에서 출산해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얻게 하는 출생 관광 산업을 단속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오글스 의원은 설명했다.

다만 이 법안은 의회 통과까지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공화당의 하원 과반 의석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본회의 표결조차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오글스 의원은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챔피언으로서 시작하는 논의"라며 "백악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끝이 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글스 의원은 이밖에도 출생시민권 폐지, 고용주 신원조회 시스템(E-Verify) 의무화, 그린카드 추첨제 폐지 등 대대적인 합법 이민 제도 개편을 담은 '동화법(Assimilation Act)'도 발의한 상태다. 또 정부 사기 등 특정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재이주법(Remigration Act)'도 최근 발의했다.

오글스 의원은 "지난 수십 년간 의회는 솔직히 말해 입법권을 대법원에 떠넘겨 왔다"며 "이번 판결은 의회가 본래의 역할을 해야 할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 귀화 시민의 요건을 정의하고, 입국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입법 기관인 의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