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좌 세력이 뉴욕시와 콜로라도에서 거둔 고프로파일 경선 승리를 발판 삼아 정치적 전략을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폭스뉴스(Fox News)가 보도했다. 이들은 미주리, 미시간, 위스콘신, 플로리다 등 향후 예정된 민주당 경선에 연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가 지지한 신인 후보 멜랏 키로스(Melat Kiros)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덴버의 짙은 파란색 지역구인 연방하원 1선거구 민주당 경선에서 15선의 현직 의원 다이애나 드게트(Diana DeGette)를 꺾은 직후, 전 미주리 연방하원의원 코리 부시(Cori Bush)는 소셜미디어에 "8월 4일, 세인트루이스도 똑같이 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키로스의 승리는 일주일 앞서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강력히 지원한 세 명의 극좌 연방하원 후보들이 승리한 것과 맞물려, 진보 진영에 강한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진보 세력은 일부 대도시에서의 이변을 민주당 전체를 향한 전국적 압박 캠페인으로 키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DSA는 키로스 승리 다음 날인 수요일, 소셜미디어에 "오직 사회주의만이 미국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자본주의의 실정을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새로 선출한 지도자들은 노동 계층을 위해, 부스러기가 아닌 것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 미주리: 코리 부시, 의석 탈환 도전
미주리주에서 DSA의 지지를 받는 부시는 세인트루이스를 기반으로 한 연방하원 1선거구 의석 탈환에 나서고 있다. 간호사이자 목사,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활동가인 부시는 2018년 현직 의원 레이시 클레이(Lacy Clay)에게 처음 도전했다가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그를 꺾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년 전에는 가자 전쟁에서의 부시의 입장에 반대한 친이스라엘 단체들을 포함해 외부 거액 자금의 지원을 받은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검사장 웨슬리 벨(Wesley Bell)에게 재선 경선에서 패배했다. 현재 부시와 클레이는 치열하고 고비용의 재대결을 벌이고 있다.
■ 미시간: AOC, 극좌 상원 후보 지지 선언
극좌 세력은 미주리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는 미시간주에도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8년 전 반(反)기득권 후보로 미시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전 웨인카운티 보건국장 압둘 엘-사예드(Abdul El-Sayed)는 은퇴를 선언한 민주당 게리 피터스(Gary Peters) 상원의원의 후계를 놓고 경쟁하는 세 주요 후보 중 한 명이다.
지난해 극좌 진영의 기수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버몬트주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은 엘-사예드는 지난 목요일 진보 진영의 스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뉴욕주 하원의원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다.
엘-사예드는 소셜미디어에 "AOC는 미국 정치의 궤적을 바꿨으며, 한 세대가 정부가 진정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며 "함께라면 전례 없는 외부 자금 공세에도 민심으로 움직이는 운동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 위스콘신·플로리다도 겨냥
한 주 뒤인 8월 11일에는 위스콘신주가 경선을 치른다. DSA와 성향을 함께하는 위스콘신 주의회 의원 프란체스카 홍(Francesca Hong)은 은퇴를 선언한 토니 에버스(Tony Evers) 민주당 주지사의 후계를 놓고 다수의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홍은 지난주 뉴욕시에서 진보 진영이 승리를 거둔 직후 X(구 트위터)에 "민주 사회주의자이기에 정말 좋은 날"이라며 "위스콘신이 다음이다!"라고 올렸다.
한 주 뒤에는 플로리다주에도 시선이 쏠린다. DSA의 지지를 받는 올리버 라킨(Oliver Larkin)이 마이애미-데이드, 브로워드, 팜비치 카운티 일부를 포함하는 플로리다주 25선거구에서 2선의 현직 의원 재러드 모스코위츠(Jared Moskowitz) 의원에게 도전한다. DSA는 키로스 승리 직후 X에 "오늘 밤은 멜랏 키로스, 내일은 올리버 라킨. 이 운동은 뉴욕에서 콜로라도, 그리고 플로리다로 이어진다!"고 적었다.
■ 진보 진영의 연대와 배경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글을 쓴 이후 뉴욕에서 변호사직을 잃은 키로스는 DSA 외에도 저스티스 데모크래츠(Justice Democrats)의 지지를 받았다. 이 단체는 창설 10년이 채 안 된 정치 조직으로,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르(Ilhan Omar), 아야나 프레슬리(Ayanna Pressley), 라시다 틀라이브(Rashida Tlaib) 등 이른바 '스쿼드(Squad)' 의원들이 처음 의회에 진출할 당시 기성 현직 의원들을 꺾는 데 결정적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키로스의 경선 승리 파티 현장에 참석한 논란의 극좌 스트리머 하산 피커(Hasan Piker)는 폭스뉴스에 "진보 정치, 좌파 포퓰리즘, 노동 계층의 필요를 중심에 놓는 정치는 모든 지역구, 모든 주에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내가 계속 반복해서 말해왔다. 그것은 여러분 가까운 도시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덴버 인근의 연방하원 8선거구에서도 진보 진영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 선거구는 덴버 북쪽 I-25 회랑을 따라 뻗은 중요한 경합 지역이다. 주의회 의원 매니 루티넬(Manny Rutinel)이 온건 성향의 전 주의회 의원 섀넌 버드(Shannon Bird)를 두 자릿수 차이로 제치고 승리했다. 루티넬은 2024년 선거에서 의석을 빼앗아온 공화당의 게이브 에번스(Gabe Evans) 의원과 맞붙게 된다. 이 선거구는 공화당이 하원의 극히 얇은 다수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를 수십 개의 경합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 "진보 연합의 메시지 부인할 수 없어"…공화당은 반사이익 노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2016년과 2020년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베테랑 민주당 전략가 조 카이아초(Joe Caiazzo)는 폭스뉴스 디지털에 "진보 세력이 연합을 구축하고, 현상 유지의 대안으로 수용 가능한 후보를 띄울 때 힘이 되는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주류 민주당 후보들도 다수의 경선 승리를 거뒀지만, 언론의 주목을 끌어모은 것은 극좌 진영의 승리들이다. 이는 하원과 상원의 얇은 다수를 지키기 위해 험난한 정치 환경을 헤쳐 나가는 공화당에게 모든 민주당원을 급진주의자로 묘사할 수 있는 추가적인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거듭 "공산주의" 위협을 경고해왔다. JD 밴스(JD Vance) 부통령도 지난 화요일 폭스뉴스 '인그라함 앵글(The Ingraham Angle)'에 출연해 민주당이 "미국은 악한 나라이며 밑바닥부터 해체한 뒤 다시 세워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그것이 공산주의의 핵심이고, 민주당 내에서 그 방향으로의 기세가 점점 강해지는 것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