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시가 2023년 보일하이츠(Boyle Heights) 지역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10대 청소년을 대신해 제기된 소송을 2천만 달러(약 270억 원)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피해자는 현재 16세인 조슈아 모라(Joshua Mora)로, 사고 당시 13세였다. 2023년 3월 30일 조슈아는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오던 중 휘티어 불러바드(Whittier Boulevard)와 오름 애비뉴(Orme Avenue)가 교차하는 횡단보도에서 오토바이에 치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 구글 맵
(사고가 발생한 지역 구글 맵. 구글 )

LA 카운티 상급법원에 제출된 합의 관련 서류에 따르면, 조슈아는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무릎 아래에서 절단해야 했으며, 양쪽 어깨에 골절을 입고 경미한 외상성 뇌손상도 입었다.

법원이 선임한 조슈아의 후견인은 오토바이 운전자뿐 아니라 LA시와 LA통합교육구(L.A. Unified School District)를 상대로 과실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2월 제출된 소장에는 "해당 횡단보도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시와 교육구 모두 알고 있었다"고 명시됐다.

조슈아의 법률 대리인인 로 브라더스(Law Brothers) 소속 변호사 두 명은 청소년의 사생활 보호와 현재 진행 중인 회복 치료를 이유로 조슈아 본인 및 후견인과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로 브라더스 측은 LA타임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우리 의뢰인은 학교에서 집으로 걷다가 불과 열세 살의 나이에 다리를 잃는 충격적인 부상을 당했다"며 "시가 건설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해 그의 장기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해결책을 도출해 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LA 시 법무국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소장에 따르면 해당 교차로에는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인식하고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표지판, 조명, 기타 교통안전 시설이 부족했다. "휘티어 불러바드의 차량은 오름 애비뉴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예측하거나 발견하거나, 보거나, 인지하거나, 반응하거나,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고 소장은 지적했다.

이번 2천만 달러 합의는 최근 수년간 급증한 손해배상 지출로 이미 타격을 입은 LA시 예산에 또 다른 부담이 된다. 시는 2024년 한 해에만 소송 합의금 및 배심원 평결 배상금으로 2억 8,90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2년 전인 2022년에는 9,130만 달러를 지급했다.

사고를 낸 뒤 도주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배닝(Banning) 출신의 어윈 알렉산더 마하노(Erwin Alexander Majano)로, 사고 발생 약 열흘 만에 체포됐다. 그는 사망 또는 중상을 초래한 뺑소니 운전 혐의(중죄)로 불항쟁 답변(no contest)을 제출했으며, LA 카운티 상급법원 기록에 따르면 2024년 10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담당 외과 의사는 조슈아의 오른쪽 다리가 평생에 걸쳐 추가 수술과 치료가 필요할 것이며, 그 비용이 150만~2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형외과 의사 스튜어트 M. 골드(Stuart M. Gold) 박사는 법원 서류에 "그는 현재 어떠한 달리기 활동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적었다. 골드 박사는 현재 16세가 된 조슈아의 상태에 대해 "공을 던지거나 받는 동작은 할 수 있지만 농구 경기는 뛸 수 없고, 이전처럼 축구나 미식축구도 할 수 없다"며 "사실상 활동량이 매우 제한된 상태로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합의금 2천만 달러 중 약 900만 달러는 변호사 수임료로 지급된다. 또한 조슈아의 치료비 명목으로 메디캘(Medi-Cal)에 7만 2천 달러가 환급된다. 조슈아 본인에게는 600만 달러가 일시불로 지급되며, 나머지 450만 달러는 그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신탁 계좌에 보관된다.

사고 이후, 당시 시의원이었던 케빈 드 레온(Kevin de León)은 LA 교통국(Los Angele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과 도로국(Bureau of Street Services)을 통해 25만 달러의 예산을 확보해 해당 교차로에 '고강도 활성화 횡단보도(high-intensity activated crosswalk)' 신호등을 설치했다고 2024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LA 교통국에 따르면 이 신호 장치는 기존 신호등처럼 작동해 보행자가 건너는 동안 점멸하는 노란 불과 적색 신호등으로 차량을 정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드 레온 전 의원은 2024년 10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이 준공식은 단순한 신호등 하나의 개통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