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는 올가을 메인주 상원 선거가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5선인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을 낙마시키려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메인주가 가는 길이 곧 미국이 가는 길"이라는 말이 있다. 올해는 메인주가 상원 전체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메인주에서 민주당은 곤경에 빠져 있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진보 진영은 굴 양식업자 그레이엄 플래트너(Graham Platner)에게서 진주 같은 후보를 발견했다고 여겼다. 그러나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은 이제 플래트너를 사실상 걸러내고, 오는 7월 27일까지 대체 후보를 찾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민주당에게 콜린스 의원을 꺾는 일은 마치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흰고래를 쫓는 것과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끝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공화당은 이 베테랑 의원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존 케네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가 까마득히 오래전부터 메인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 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사람들이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주류 중도파'와 진보 진영 간의 갈등으로 분열돼 있었는데, 이번 플래트너 사태가 그 균열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는 조만간 장기 강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DSA는 상원 폐지, 하원 증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대법원 구성을 늘리는 이른바 '대법원 채우기' 대신, 하원이 대법관을 선출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DSA는 임금과 복리후생 변화 없이 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 국민 건강보험(메디케어 포 올)과 최저임금 보장 같은 기존 진보 의제도 포함돼 있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플랫너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원들이 그의 부적절한 문자메시지와 나치 관련 문신 논란까지 눈감아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다. 모두 콜린스 의원을 꺾겠다는 목표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존 페터먼(민주·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플랫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맹목적으로 몰려든 동료 의원들을 비판해왔다.
페터먼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쓰레기가 스스로 나간 셈"이라며 "이제야 메인주 주민들이 완전한 쓰레기가 아닌 사람에게 제대로 투표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페터먼 의원은 특히 상원 동료 한 명을 겨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현대 사회주의의 대부격인 인물이다.
그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메인주 유권자들과 그 참담한 선거운동에 후원금을 낸 모든 이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누구보다 그가 플랫너를 선거에 밀어넣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해서 이런 공산주의자들과 반미 성향 인사들을 밀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뉴욕에서 치러진 하원 경선에서 클레어 발데스(Claire Valdez), 다리알리사 아빌라 슈발리에(Darializa Avila Chevalier), 브래드 랜더(Brad Lander) 등 진보 성향 후보들이 승리한 것을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여기에 멜라트 키로스(Melat Kiros)도 있다. 그는 지난주 콜로라도주 경선에서 30년 경력의 다이애나 디게트(민주·콜로라도) 하원의원을 꺾었다. 이후 키로스가 유튜버 월터 라인(Walter Rhein)과 함께 출연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콜로라도 정가에 논란이 일었다.
키로스는 해당 영상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배상(reparations) 없이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백인우월주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내에서는 당이 좌클릭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플랫너 사태처럼 성폭행 의혹이나 문제성 문자메시지, 문신 논란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지만, 다른 민주사회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정책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시간주에서는 압둘 엘사예드(Abdul El-Sayed)가 헤일리 스티븐스(민주·미시간) 하원의원과 맞붙어 상원 민주당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다. 개리 피터스(민주·미시간) 상원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된 자리다. 플랫너 사태 이후 메인주에서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는 미지수지만, 민주당이 상원 탈환을 노린다면 미시간주만큼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사예드는 최근 스티븐스 의원과의 토론회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재교육이 아니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급진주의를 '마가(MAGA·트럼프 지지 진영)'에 빗대기도 했으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에 미시간주 디어본 지역 주민들이 "슬퍼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 당내 '중도' 노선을 걷고 있는 스티븐스 의원은 민생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토론회에서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어떤 것과도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는 갈라진 모습이다. 데비 딩겔(민주·미시간)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에 "헤일리와 압둘 두 사람이 한 말 모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둘 다 동료이자 친구이고, 나는 이 경선에서 중립"이라며 "하지만 우리 당은 큰 텐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 진영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딩겔 의원은 "DSA가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엘사예드 같은 후보가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평가하면서도, 본선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애크런대학교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코언(David Cohen)은 "엘사예드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민주당 지지층의 상당한 열기를 이끌어낼 것"이라면서도 "관건은 그가 무당층에게도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느냐이며, 이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상원 지도를 살펴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생겼다. 민주당은 로이 쿠퍼(Roy Cooper)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내세워 마이클 왓리(Michael Whatley) 전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과 맞붙여 이 지역을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셰러드 브라운(Sherrod Brown) 전 상원의원이 2년도 채 안 돼 버니 모레노(공화·오하이오) 상원의원에게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재도전에 나섰다. 그의 상대는 JD 밴스 부통령의 후임으로 임명된 존 후스테드(공화·오하이오) 상원의원이다. 코언 교수는 "이 주에 엄청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오하이오가 공화당의 상원 수성이냐, 민주당의 탈환이냐를 가르는 핵심 지역 중 하나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경합주였던 아이오와주에서는 조니 언스트(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이 2선 만에 은퇴를 선언했다. 애슐리 힌슨(공화·아이오와) 하원의원과 민주당의 조시 투렉(Josh Turek)이 맞붙는 이 지역 역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마지막 희망은 '라스트 프런티어' 알래스카주다. 메리 펠톨라(민주·알래스카) 전 하원의원이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상원의원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조지아주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존 오소프(민주·조지아) 상원의원이 마이크 콜린스(공화·조지아) 하원의원과 맞붙는다.
미시간, 조지아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사수'에 집중해야 할 곳이 텍사스주다. 공화당 경선에서 켄 팩스턴(Ken Paxton)이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을 꺾었고, 팩스턴은 이제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시오(James Talarico)와 맞붙는다. 텍사스주 승리는 민주당에게 매번 요원해 보이지만, 최근 몇 년간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비교적 근소한 격차를 유지해왔다.
코언 교수는 텍사스에서 민주당이 설사 패배하더라도 얻는 게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설령 텍사스에서 민주당이 고배를 마시더라도, 텍사스는 오하이오나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같은 곳에 더 쓸 수 있었던 자원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제 민주당은 메인주 사태 이후 진보 진영의 견인력이 자당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할 처지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스스로 최대의 적이 되고 있다고 본다.
케네디 의원은 "우리의 비밀 전략은 처음부터 그들이 말하게 내버려두는 것이었다. 그레이엄 플랫너가 말하게 두고, 미시간의 압둘 엘사예드 박사가 말하게 두는 것"이라며 "민주당에 심판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 심판은 이미 메인주에서 민주당에 닥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 공화당의 '비밀 전략'이라면,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민주당은 이미 자신들의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