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FOX)는 27일(월) 공개 기록을 인용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상당한 부채를 짊어진 상태에서 워싱턴 소재 본부 건물을 담보로 15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대출은 뉴스매체 노터스(NOTUS)가 처음 보도한 사안으로,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모금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고심하던 DNC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2025년에 실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를 앞두고 대출을 받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 자체는 정당 조직에서 드문 일이 아니지만, 노터스에 따르면 이번에 DNC가 확보한 신용한도는 이른바 '오프 이어(off-year)' 선거를 앞두고 위원회가 받은 대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개 기록을 보면 대출 조건상 DNC는 이미 인출한 1500만 달러에 더해 500만 달러를 추가로 인출할 수 있는 권리도 갖고 있다.


DNC 관계자는 27일 폭스뉴스 디지털에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대출 서류는 지난해 11월 공개됐고, DNC 건물은 2019년, 2018년, 2014년 등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신용한도 확보를 위한 담보로 쓰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매체는 새로운 것은 대출 관행 자체가 아니라 DNC가 짊어진 부채 규모라고 짚었다. 6월 30일 기준 DNC의 부채는 1850만 달러에 달하는 반면 현금 보유액은 1630만 달러에 그쳐, 부채가 현금을 웃도는 상황이다.

직전 중간선거 주기였던 2022년 말 DNC가 현금 3050만 달러에 부채는 약 42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재정 상태가 크게 악화한 셈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기록에 따르면 같은 시점 RNC는 부채가 전혀 없이 현금 1억285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민주당전국위원회 DNC 본부
(민주당전국위원회 DNC 본부. 구글 )

민주당과 공화당 간 벌어진 이 같은 재정 격차와 DNC의 이례적인 부채 부담은 중간선거에서 후보들을 지원할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매체는 부채와 줄어든 현금 보유액이 신속한 대응, 폭넓은 투자, 그리고 공화당의 훨씬 큰 자금력에 맞선 경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보수 진영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체는 본부 건물을 담보로 잡은 것 자체가 조직의 존립을 위협하는 신호는 아니라고도 짚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주요 조직인 민주당하원선거위원회(DCCC) 역시 2024년 연방 신고 자료에 따르면 2000만 달러 신용한도를 확보하기 위해 자산 전체를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DNC 내부에서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새어 나오고 있다. 익명의 DNC 위원 한 명은 노터스에 "켄 마틴이 DNC 재정에 대해 우리를 속이고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예비선거 기간 동안 그가 DNC를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지출 삭감도 뒤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DNC는 하원과 상원 선거위원회에 관행적으로 해오던 자금 이전을 하지 않기로 했다. 2025년부터 2026년에 걸쳐 RNC는 꾸준히 DNC보다 많은 모금액을 기록했고 훨씬 큰 자금력을 유지해왔으며,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 등 다른 공화당 산하 조직들도 민주당 측 대응 조직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주당 전체 재정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조지아주와 오하이오주 상원 선거 등 핵심 선거에 출마한 개별 민주당 후보들은 공화당 경쟁자들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난 속에서 DNC는 지도부의 입단속에도 나섰다. 액시오스(Axios)는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DNC가 당 재정 관련 회의를 앞두고 지도부 팀에 비밀유지계약(NDA) 서명을 요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내부 정보 유출은 이어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노터스에 켄 마틴 DNC 위원장이 기부자들로부터 최대 한도 기부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규모 모금 노력이 발목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른 소식통들은 마틴 위원장이 격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좌진 책상에 던진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 마틴 위원장이 직원들에게 "이 건물에서 정보가 새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며 "더 이상 이런 짓은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마틴 위원장은 공개적으로는 DNC 재정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20일 자신의 서브스택(Substack) 게시글에서 "현재 DNC는 민주당 198년 역사에서 백악관을 차지하지 못한 시기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모금했다"며 "2026년 6월까지 이번 DNC는 총 2억7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신고했는데, 지난 트럼프 시기 같은 18개월 비교 기간, 즉 민주당이 백악관을 차지하지 못한 채 중간선거를 향해 재건에 나섰던 때에는 DNC 수입이 1억9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마틴 위원장의 이런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DNC 모금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지난 4월 워싱턴포스트(WP)에 "그들에게는 돈이 전혀 없고, 켄이 초래한 부채를 갚을 뚜렷한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DNC가 함께 일하는 업체들에 선거일 이후까지 청구서를 보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최근 보도했으며, 위원회 측은 이를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DNC 지도부는 자금난 속에서도 중간선거 결과에 결국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국령 지역구에 당 활동 명목으로 100만 달러 가까이 지출한 사실로도 도마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