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누적된 허위·부정 보도 때문"...해당 언론사 "수정헌법 1조 침해" 반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CNN, MS NOW, Politico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실제 출입 차단 조치가 시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일 토요일 아침 CNN과 MS NOW, Politico 소속 기자들이 백악관에 들어가려 했으나 출입이 거부됐다. 일부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은 비활성화됐고,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직원이 출입증을 직접 회수한 사례도 확인됐다.

백악관
(백악관. 자료화면)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세 언론사를 백악관에서 "즉시 금지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매체들이 자신의 행정부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허위 또는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보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지난 몇 년간 누적된 보도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의 이유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의 보도가 누적된 결과"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해당 언론사들이 의도적으로 공화당과 자신의 행정부에 부정적인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가짜 뉴스를 매일 쓰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론사가 비판적 보도를 할 자유가 있더라도 자신이 그들을 백악관 내부에 반드시 출입시킬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MS NOW, Politico 외에도 앞으로 다른 매체에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그들을 내 사무실에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도 원하지 않는다"며 금지 범위를 가능한 한 넓게 적용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CNN 기자, 출입증 비활성화

CNN 백악관 선임기자 베치 클라인(Betsy Klein)은 19일 백악관에 들어가려 했지만 자신의 출입증이 비활성화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CNN은 성명을 통해 자사 백악관 취재팀의 보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정부의 방해 없이 취재할 권리가 미국 헌법에 의해 보호된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번 조치를 "기본적이고 헌법적으로 보호된 권리에 대한 불법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Politico 기자 출입증은 비밀경호국이 회수

Politico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조너선 그린버거(Jonathan Greenberger) Politico 글로벌 편집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백악관 담당 기자 샤이엔 해슬렛(Cheyenne Haslett)의 출입증을 비밀경호국 직원이 회수했다고 밝혔다.

Politico는 앞으로도 백악관을 공정하게 취재할 것이라며, 자사의 수정헌법 1조상 권리를 강력하게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Politico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정부 지원금 관련 주장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Politico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정부기관의 대규모 구독료를 받아 운영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Politico는 이를 정부 보조금이 아닌 정상적인 기관 구독 계약이라고 반박해왔다.

MS NOW 기자도 출입증 회수

MS NOW 백악관 기자 아카일라 가드너(Akayla Gardner)도 이날 백악관 출입을 시도했지만 출입증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드너는 방송에서 출입증을 스캔했지만 작동하지 않았고, 자신과 동행한 사진기자의 출입증도 직원들에게 회수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실제로 백악관 출입을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된 첫 조치"라고 설명했다.

MS NOW 역시 독립 언론의 역할과 수정헌법 1조상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도 반발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도 세 언론사에 대한 출입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WHCA 회장인 폭스뉴스 기자 재키 하인리히(Jacqui Heinrich)는 협회가 "자신들의 일을 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된 CNN, MS NOW, Politico 기자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브리핑 참석 제한이 아니라 백악관 부지 자체에 대한 출입증이 비활성화되거나 회수됐다는 점에서 더 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AP 출입 제한 이어 언론 갈등 확대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AP 기자들의 대통령 집무실 출입을 제한했고, AP는 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법무부는 일부 언론인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국방부는 지난해 새로운 취재 규정을 도입해 언론의 펜타곤 접근을 제한했다.

주요 언론사들은 당시 국방부의 새로운 취재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일부 기자들은 출입증을 반납했다.

이번 CNN·MS NOW·Politico 조치는 기존의 특정 공간이나 특정 행사 취재 제한을 넘어, 언론사를 직접 지목해 백악관 접근 자체를 금지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단계의 갈등으로 평가된다.

핵심 쟁점은 '출입 권한'과 '언론 자유'

이번 사태의 법적 쟁점은 대통령이나 백악관이 특정 언론사의 출입을 어느 범위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다.

백악관은 보안과 공간 제약 등을 이유로 기자 출입을 관리할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의 보도 내용이나 정치적 관점을 이유로 특정 매체만 차별적으로 배제할 경우 수정헌법 1조의 언론 자유와 관점 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CNN과 Politico, MS NOW는 이번 조치가 바로 이런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언론사의 비판 보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백악관 내부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의 권한 범위 안에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

이번 조치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CNN은 이미 이번 조치를 불법적인 헌법상 권리 침해라고 규정했고, Politico와 MS NOW도 수정헌법 1조상 권리를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P 역시 백악관 출입 제한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간 바 있어, 이번 세 언론사도 비슷한 법적 대응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보도 기준으로 세 언론사가 실제 소송을 제기했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결론: 말로 끝나지 않은 트럼프의 언론사 출입금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하루 전 발표된 정치적 경고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다.

CNN 기자의 출입증은 비활성화됐고, Politico와 MS NOW 기자들의 출입증은 실제로 회수됐다. 세 언론사 기자들은 19일 백악관 부지에 들어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의 보도가 누적된 결과라며 해당 언론사들이 의도적으로 부정적이고 허위인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해당 매체들과 백악관출입기자협회는 정부가 비판적인 보도를 이유로 기자들의 접근을 막을 수 없다며 수정헌법 1조상 언론 자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결국 대통령이 백악관 취재 접근권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정이 보도 내용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될 경우 헌법상 언론 자유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쟁으로 번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