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시설 추가 건설·상공 비행 권한 확보...주권 이전 없이 무기한 적용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및 그린란드와 미국의 영구적인 군사 주둔권을 보장하는 광범위한 합의를 체결했다고 폭스뉴스가 18일 보도했다.

폭스뉴스가 인용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북극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에서 영구적인 접근권과 군사기지 사용권, 상공 비행권을 확보한다.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새로운 군사시설도 추가로 건설할 수 있다.

그린란드
(그린란드. 자료화면)

합의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회원국이 그린란드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거나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민감한 분야에 적대국이 투자하는 것도 제한된다.

다만 그린란드와 덴마크 정부는 폭스뉴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중심으로 전해진 상태다.

루비오 "미국 납세자 비용 없이 북극 안보이익 보장"

마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에 "이번 역사적인 합의는 미국과 미국 국민에게 엄청난 승리"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지도력 덕분에 이번 합의는 미국 납세자에게 아무런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으면서 북극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이익을 영구적으로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린란드는 영원히 북미의 전략적 방어지역에 포함될 것이며, 적대세력은 그린란드와 주변 지역에서 배제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그린란드와 관련된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를 영구적이고 완전하게 해결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는 그린란드의 주권을 미국에 넘기는 내용까지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따로 없어 미 행정부는 그린란드 확보를 추진하게 만든 안보 문제를 사실상 해결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번 합의의 차이점은 미국이 군사 주둔을 확대할 권리를 얻기 위해 돈을 지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향후 그린란드가 덴마크에서 독립하더라도 합의가 계속 유효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100년 넘게 누구도 못한 일...종료 시점 없는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이번 합의를 직접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년 넘게 미국 대통령들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나는 이 매우 중요한 문제를 영구적이고 결정적으로 해결한 대통령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무한 존속(Infinite Life)' 합의이며 끝나는 시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지역에서 영향력과 군사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를 통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미국은 이미 1951년 체결된 방위협정에 따라 그린란드에 군사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그린란드 북부에서 피투피크 우주기지(Pituffik Space Base)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미국이 보유한 기존 권한을 상당히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미군 시설, 덴마크·그린란드 승인 없이 건설 가능

미 행정부 당국자의 설명에 따르면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미국이 추가 군사시설을 건설할 때 이를 승인할 권한을 갖지 않는다.

미국은 새로운 시설 건설에 앞서 덴마크 및 그린란드와 협의하지만, 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양측의 최종 동의를 받지 않고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그린란드에 확대되는 미군 시설이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Golden Dome)'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적절한 지역에 대규모 미군 주둔시설을 개발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개발과 건설 과정에서 그린란드 주민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통신망·항만·핵심광물 투자도 적대국 배제

이번 합의는 군사시설뿐 아니라 통신망과 해저케이블, 항만, 핵심광물과 같은 민감한 분야의 투자도 미국과 동맹국에만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의 상업적 투자가 미국의 안보 우려로 이어진 파나마운하 주변 상황이 그린란드에서 재현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미 당국자는 "이번 합의로 인해 그린란드에서는 그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을 보유한 덴마크와 그린란드 당국은 이러한 요구를 강하게 거부해 왔다.

지난 2월부터 비공개 협상 진행

폭스뉴스가 인용한 또 다른 미 행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과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 백악관 고문, 국무부 및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은 수개월간 덴마크·그린란드 측과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 대표들은 지난 2월부터 여러 차례 비공개 협상을 벌였으며, 협상 과정은 외부에 유출되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당국자는 덴마크와 그린란드도 논의를 거치면서 이번 합의가 자신들의 안보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결국 덴마크와 그린란드 역시 국가안보상의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양측은 그린란드가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방어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능력이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린란드를 방어할 능력을 갖춘 국가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