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받는 공영 마트가 영세 업계에 불공정 경쟁"...맘다니 "합법적이며 반드시 필요"
뉴욕의 한 지역 상공단체가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의 시 운영 식료품점 개설 계획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맘다니 시장은 식료품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시가 감독하는 저가 식료품점을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슈퍼마켓과 식료품점, 보데가 업계는 보조금을 받는 공영 매장이 민간 사업자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문화비즈니스연합(Multicultural Business Coalition)은 24일 뉴욕카운티 대법원에 뉴욕시와 맘다니 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단체는 슈퍼마켓, 식료품점, 보데가 등을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다.
소장에는 시영 식료품점이 이미 낮은 이익률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식료품 업계에 불공정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연합 측은 특히 이민자와 소수계가 운영하는 사업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연합의 많은 회원들이 시영 식료품점과 경쟁할 수 없으며, 결국 폐업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맘다니 "생활비 위기에 대한 대응"
맘다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계획이 생활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식료품 가격이 약 30% 올랐다며, 저렴한 식료품 공급은 뉴욕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 계획이 합법적이며 법정에서도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부터 생활비 부담 완화 공약의 하나로 시영 식료품점 구상을 제시했다. 시가 보조하는 슈퍼마켓을 통해 저렴하고 건강한 식품을 공급하면, 급등한 식료품 가격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핵심 생필품 30% 할인
맘다니 계획에 따르면 시영 식료품점은 외부 운영업체가 운영하되, 뉴욕시가 감독하는 방식이다. 이 매장들은 핵심 생필품 묶음을 시장가격보다 30%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된다.
운영업체는 무상 임대와 보조금을 받는다. 이 점이 바로 민간 식료품 업계가 문제 삼는 부분이다. 기존 사업자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물류비를 부담하며 경쟁해야 하는데, 시영 매장은 공공 지원을 바탕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30% 할인은 가족과 저녁 식탁에 앉을 수 있느냐, 아니면 생계를 맞추기 위해 또 한 번 더블시프트를 뛰어야 하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7,000만달러 예산 배정
맘다니 시장은 이 계획에 7,000만달러를 배정했다.
뉴욕시 경제개발공사에 따르면 뉴욕시는 1인당 식료품 매장 면적이 약 1.5제곱피트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다른 지역의 약 5~10제곱피트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맘다니 시장은 이 계획이 뉴욕 시민들에게 연간 1,000달러를 절약하게 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시는 현재 시영 식료품점을 운영할 업체들의 제안을 받고 있다. 신청 마감은 10월이며, 시는 후보 시설에 대한 현장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계획된 매장 가운데 하나는 맨해튼 이스트할렘에 들어설 1만2,000제곱피트 규모 매장으로, 2029년 개점 예정이다. 또 다른 매장은 브롱크스 헌츠포인트에 1만5,000제곱피트 규모로 들어서며, 2027년 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매장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 "민간 사업자 죽이는 정책"
소송을 제기한 다문화비즈니스연합은 이번 정책이 어려운 지역 식료품 업계를 더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뉴욕의 보데가와 소규모 식료품점은 이미 높은 임대료, 인건비, 도난, 낮은 이익률, 공급비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 보조금을 받는 매장이 같은 지역에 들어서면, 민간 점포들은 가격 경쟁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합은 이 정책이 결과적으로 이민자와 소수계 사업주들을 더 크게 해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뉴욕의 많은 동네 식료품점과 보데가는 이민자 가족이나 소수계 사업자들이 운영해온 지역 기반 사업체이기 때문이다.
기업계와 맘다니의 긴장 확대
이번 소송은 맘다니 시장과 뉴욕 비즈니스 업계 사이의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맘다니 시장은 생활비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 개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기업계 일각에서는 그의 정책이 민간 시장을 위축시키고, 뉴욕의 투자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영 식료품점 계획은 이런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맘다니 시장은 이를 시민 생활비를 낮추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는 정부가 보조금을 들고 직접 시장에 뛰어드는 불공정 경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다른 도시들도 주목
뉴욕의 시영 식료품점 실험은 다른 도시들도 지켜보고 있다.
애틀랜타 등 일부 도시는 최근 몇 년 동안 공공 재정이 투입된 식료품점 모델을 시험해왔다. 뉴욕의 계획이 성공할 경우 다른 대도시들이 유사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식료품 업계 전문가 에롤 슈바이처(Errol Schweizer)는 최근 뉴스레터에서 뉴욕 프로젝트가 다른 도시들의 향후 방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정보 세션의 참석자 명단에는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카고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생활비 완화냐, 불공정 경쟁이냐
맘다니 시장의 시영 식료품점 계획은 뉴욕의 생활비 위기에 대한 적극적 공공 개입으로 볼 수 있다.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30% 할인된 생필품을 공급한다는 구상은 저소득층과 서민층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식료품 업계의 우려도 작지 않다. 정부가 임대료와 보조금을 제공하는 매장이 시장에 들어오면, 이미 낮은 마진으로 운영되는 민간 점포들은 가격 경쟁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이민자·소수계가 운영하는 보데가와 소규모 식료품점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은 이번 소송의 핵심이다.
이번 법적 다툼은 단순히 뉴욕시 식료품점 5곳의 문제가 아니다. 고물가 시대에 지방정부가 생활필수품 시장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공공 보조가 소비자 보호인지 민간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 경쟁인지 판단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