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이민비자 인터뷰 일정을 연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폭스뉴스는 25일(화) 보도했다. 영사 담당관들이 새로운 '공적부조 대상(public charge)' 판단 기준에 대한 교육을 마칠 때까지 인터뷰 단계에 이른 신청 절차가 일시적으로 멈추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는 각 재외공관에 영사관들이 신청자가 향후 공적부조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마칠 때까지 이민비자 인터뷰 일정을 재조정하라고 통보했다. 공적부조 대상 판정은 연방 이민법상 신청자가 미국 입국 후 특정 형태의 공공지원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당국이 판단할 경우 이민비자 신청 자체를 불허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국무부 관계자는 성명에서 "지난 8월 초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이 심층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비자 서비스 예약 일정이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교육이 비자 신청자에 대한 평가가 "포괄적이고 일관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재외공관에서는 이번 주 중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다만 국무부는 영향을 받은 신청자들에게 재조정된 인터뷰 일정을 언제 통보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일정 변경으로 이민비자 신청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신청자들은 인터뷰가 취소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지만, 즉각적인 재예약 방법에 대한 안내는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보고타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예약이 취소된 신청자들이 재조정 관련 안내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신청자들은 향후 새로운 인터뷰 날짜를 통보받게 될 것이라는 안내만 받았을 뿐, 통보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받지 못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을 넘어 합법 이민 경로에까지 강도 높은 단속을 확대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불법 이민 억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집권 후 행정부는 특정 취업비자에 대한 수수료 인상, 일부 외국인 유학생과 언론인의 미국 체류 기간 제한 등 합법 이민에 대해서도 추가 규제를 부과해왔다. 행정부는 앞서 신규 H-1B 비자에 대해 6자리 수준의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도 제시한 바 있다.
행정부는 또한 정치 활동이나 발언과 관련된 사안에서 일부 반이스라엘 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비자 취소와 추방 절차를 추진해왔으며, 이러한 조치는 표현의 자유와 적법절차 보호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송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행정부는 지난 24일에는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거나 신청을 준비 중인 외국인 최대 20만 명을 대상으로 상용·관광 비자를 취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비자 일괄 취소 조치가 될 전망이다.
이민 정책을 둘러싼 법적 제동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연방판사는 75개국 출신 신청자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을 중단시킨 국무부 정책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법적 권한을 넘어선다며 이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국무부는 이러한 강경 비자 단속 조치를 뒤집은 판사를 겨냥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