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이탈리아에 기반을 둔 국제 기술 집단 '오티스티치/인벤타티(Autistici/Inventati, 이하 A/I 콜렉티브)'를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pecially Designated Global Terrorist)로 지정하고, 이 단체가 하마스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 그리고 미국 내 극좌 무장세력에게 핵심 기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폭스뉴스(Fox News)이 26일(수) 입수한 국무부 메모에 따르면, 이 단체는 미국과 유럽의 폭력적 극좌 조직뿐 아니라 이슬람 테러 단체들에도 서비스를 제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폭스뉴스디지털에 보낸 성명에서 "극좌 테러리즘은 미국과 서방 전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오늘 미국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폭력적인 안티파(Antifa) 조직들이 이용하는 주요 극좌 기술 집단인 오티스티치/인벤타티를 제재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자료화면)

국무부에 따르면 A/I 콜렉티브는 암호화 채팅과 이메일, 웹 호스팅, 보안 영상회의 및 스트리밍, 익명성 보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도로 정교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운영해왔다. 국무부 메모는 "이 도구들은 극좌 테러 네트워크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것으로, 조직화·모집·소통·선전물 배포·목표물 정보 및 전술 공유, 그리고 폭력 공격 실행까지 익명·비추적 상태로 법의 손길을 벗어나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 지정에 따라 미국인과 미국 금융기관은 A/I 콜렉티브와의 거래가 금지되며, 미국 관할권 내 자산은 동결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국무부 메모는 폭력적 시위와 파괴 행위로 알려진 포틀랜드 기반 조직 '로즈시티 안티파(Rose City Antifa)'를 A/I 콜렉티브의 도구와 서비스를 이용한 미국 내 단체로 지목했다. 메모에는 로즈시티 안티파와 함께,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하마스·이란 혁명수비대·헤즈볼라 등에 정보를 전파하는 데 A/I 콜렉티브 도구를 활용한 것으로 지목된 한 미디어 단체도 함께 언급됐다. 국무부는 PFLP가 미국 내에서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는 또 낙태권을 옹호하는 무장 단체 '제인스 리벤지(Jane's Revenge)'도 이 콜렉티브의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적시했다. 이 단체는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폐기를 시사한 초안이 유출된 후 낙태 반대 단체들을 상대로 '공개 사냥철'을 선언하고 공격 확대를 위협한 바 있다.

국무부 메모에 따르면 A/I 콜렉티브는 이념적 성향이 일치하는 이용자만 선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극좌 세력에만 배타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단체는 자체적으로 약 1만6000개의 메일박스, 1500개의 웹사이트, 5500개의 메일링 리스트, 자체 제작 플랫폼상의 '블로그' 1만 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는 무장세력들이 이 서비스를 목표물 정보, 전술 지침, 최근 공격에 대한 성명 배포 등에 빈번히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는 이 인프라 자체는 해외에 있지만, 오랫동안 미국 내에서 혼란을 야기해온 극좌 조직들, 주로 '안티파' 또는 반파시즘이라는 명칭 아래 활동하는 세력들을 지원해왔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2025년 9월 행정명령을 통해 안티파를 국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바 있다.

구체적 사례로 메모는 로즈시티 안티파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헬리콥터를 향해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하도록 촉구하는 온라인 전단을 배포하는 등 폭력·범죄 행위를 조직·선동하는 데 A/I 콜렉티브의 도구와 서비스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단에는 "필요한 건 레이저뿐이다. 집을 나서라 - 그들은 레이저가 어디서 나오는지 볼 수 있다. 공원이나 들판, 다른 공공장소로 가서 9시가 되면 경찰 헬기에 레이저를 쏴라. 마스크를 써라. 친구들과 함께 레이저 파티를 열어라"라는 문구와 함께 "우리 함께 밤을 되찾자! 우리 중 많지 않아도 헬리콥터를 지상에 묶어둘 수 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메모는 최소 한 명이 이 요구에 응해 실제로 CBP 헬리콥터에 레이저를 조준해 계획된 착륙을 중단시킨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는 연방 기록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메모는 로즈시티 안티파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개인정보를 유포하고, 이들을 '자택'과 공공장소에서 표적 공격하라고 촉구하는 데도 A/I 콜렉티브의 도구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에 따르면 제인스 리벤지 역시 A/I 콜렉티브의 도구를 이용해 폭력·범죄 행위에 대한 공식 성명과 책임 주장을 게시하고 모방 범죄를 선동했다. 이 단체는 2022년 5월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임신 위기 상담센터 방화 사건의 책임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 다음 날 이 단체와 연계된 블로그에는 "이번은 경고일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30일 안에 모든 낙태 반대 시설, 가짜 클리닉, 폭력적인 낙태 반대 단체들의 해체를 요구한다"며 "이는 일부가 규정하듯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우리의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우리는 살해당하고 종속을 강요받으면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남은 자율성마저 빼앗으려는 이들에 대한 인내와 관용은 다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후 몇 달간 전국 각지의 임신 상담센터를 겨냥한 유리창·문 파손, 낙서 등 기물 파손 행위에 대한 책임을 주장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국무부 메모는 이후 이 단체 회원 4명이 위협과 협박을 통한 '권리 침해 공모' 혐의로 연방 기소됐다고 전했다.

메모는 또 애틀랜타의 극좌 세력이 법 집행 훈련센터 건설을 막기 위한 폭력 시도에서 A/I 콜렉티브의 도구와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언급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장관도 이번 조치에 대한 입장을 냈다. 그는 "극좌 극단주의자들과 이들의 위장 조직, 조력자들은 경고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경제적 수단의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라며 "정치적 테러리즘은 우리 사회에 자리할 곳이 없으며, 우리는 이들 조직이 사라질 때까지 자금줄을 계속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관련해 메모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의 극좌 극단주의자들이 올해 철도 시스템에 대한 공격 책임을 주장하고 철도를 방해하기 위한 즉석 발화장치 제작 지침을 유포하는 데 A/I 콜렉티브의 도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중부 유럽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유 수송로인 트랜스알파인 파이프라인(Transalpine Pipeline)의 인프라를 파괴한 책임을 주장한 무정부주의자들 역시 A/I 콜렉티브의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부는 2011년부터 독일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아온 극좌 조직 불칸그루페(Vulkangruppe)가 지난 1월 베를린 가정 약 4만5000곳에 정전을 일으킨 공격의 책임을 주장하는 데도 같은 도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 문명에 전쟁을 걸고 법과 질서를 훼손하거나 핵심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정치적 반대자를 공격하거나 당국으로부터 범죄를 숨기려는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에게는 안식처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테러리즘과 싸우고 테러 강압으로부터 우리의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과 권한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디지털은 A/I 콜렉티브와 로즈시티 안티파, 제인스 리벤지 측에 각각 입장을 문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