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는 지난 31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브래드 쿠퍼(Brad Cooper) 제독이 영상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국제 항로에서 이란이 매설한 기뢰를 제거한 작전의 전모를 처음으로 상세히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국제 수역의 모든 기뢰를 제거 또는 폭파했다고 밝힌 데 대한 후속 설명이다.


쿠퍼 사령관은 영상에서 "우리는 수개월 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설치한 호르무즈 해협 국제 항로의 기뢰를 성공적으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통항로는 미군의 놀라운 작전 수행 덕분에 이란 기뢰로부터 안전해졌다"고 덧붙였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 영상 메시지. CENTCOM 영상 캡쳐)

쿠퍼 사령관이 언급한 제거 구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오래전부터 운용돼온 양방향 통항분리제도(Traffic Separation Scheme)로, 이란과 오만 사이 좁은 수로를 지나는 상선들을 안내하는 항로 체계다. 그는 "우리 병력은 해군 다이버, 해군 특수부대(SEAL), 그리고 육군·해군·공군·해병대의 항공력을 결합해 조용하고 정밀하게 기뢰 위협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은 그야말로 어렵고 위험했지만 임무를 완수했다"며 "결론적으로 오늘날 국제 항로는 열려 있고 회복의 동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은 미 해군이 기뢰전 대응 체계를 대대적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해군은 지난해 바레인에 배치돼 있던 기뢰대응함 4척을 퇴역시켰고, 이를 대체할 신형 무인 체계는 아직 전력화가 진행 중이었다. 국방 분석가 브라이언 클라크(Bryan Clark)는 지난 4월 폭스뉴스디지털에 당시 해군의 기뢰소해 능력이 "최저점(nadir)"에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군 5함대 사령관을 지낸 케빈 도니건(Kevin Donegan) 예비역 해군 중장은 당시 해저를 지도화하고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는 무인 체계 등 신기술이 기뢰 탐지·제거에 점점 더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쿠퍼 사령관의 설명을 토대로 작전 과정을 부연했다.

도니건 전 중장에 따르면 기뢰 제거 작전은 통상 수상·수중 무인체계를 이용해 기뢰로 의심되는 물체를 탐지·식별하는 단계에서 시작되며, 식별이 끝나면 자율 체계와 특수 훈련을 받은 해군 다이버, 특수부대원들이 이를 파괴하거나 무력화한다. 그는 수로의 여러 구간이 동시에 서로 다른 단계에 놓일 수 있으며, 한쪽에서 기뢰를 무력화하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탐지·식별 작업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전 내내 해군은 놓친 기뢰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속 수로를 정밀 탐색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도니건 전 중장은 해군이 항로를 '안전하다'고 선언하기 전 정교한 탐지 모델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간단히 말해, 모델상 기뢰 탐지 확률을 거의 100%까지 끌어올릴 만큼 충분한 횟수의 소해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계산에는 탐지 체계와 그 효율성, 수로의 특성, 해저 유형 등이 반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해군이 이 같은 대규모 작전에 대비해 2012년부터 이어진 미 해군중부사령부(NAVCENT) 주관 정례 기뢰대응 훈련과 정기 해군 훈련을 통해 수년간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CENTCOM은 이번 작전에서 각 전력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폭스뉴스디지털에 보안상의 이유로 작전의 세부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액시오스(Axios)는 지난 27일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주요 항로에서 기뢰로 의심되는 물체 200개 이상을 소해했으며 이 중 실제 기뢰는 11개였고 그중에서도 정상적으로 배치된 것은 소수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도니건 전 중장이 설명한 것처럼, 실제 기뢰인지 여부를 가려내기까지 병력이 감당해야 하는 세밀하고 지루한 식별 과정을 잘 보여준다.

쿠퍼 사령관은 CENTCOM이 최근 수개월간 협조 보호를 제공해 약 1500척의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세계 에너지 시장으로 향하는 원유 약 7억5000만 배럴을 실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미군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집행과 상업 항행 보호라는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중순 봉쇄가 재개된 이후 미군은 봉쇄를 뚫으려던 선박 75척을 회항시켰고, 지시에 따르지 않은 선박 3척은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쿠퍼 사령관은 미군이 발견하거나 파괴한 기뢰의 정확한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협 전반의 해상 안전 상황은 CENTCOM의 이번 발표를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를 통해 지난달 25일 발표된 최신 합동해상정보센터(JMIC) 권고안은 호르무즈 해협을 여전히 '심각(SEVERE)' 위협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고의적 적대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 권고안은 기뢰 위험 구역이 계속 활성 상태에 있으며 통항분리제도 안팎에서 표류하거나 지도에 없는 기뢰로 인한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협 전역에서 소해 및 기뢰 조사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상업 통항량은 전쟁 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평가는 쿠퍼 사령관의 영상 발표보다 앞서 나온 것으로, 지난 29일(토) 기준으로 위협 수준을 하향하거나 기존 경고를 해제하는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도니건 전 중장은 항로가 소해된 뒤에도 표류 기뢰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걸프 지역에는 이번 분쟁이나 과거 분쟁에서 남은, 고정되지 않은 표류 기뢰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다만 그 위협은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는데, 특히 이 지역 해류 특성상 표류 기뢰가 항로에 머물러 상선과 접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선들은 여전히 공격 위협에 노출돼 있다. UKMTO는 지난달 24일과 25일 오만 인근에서 유조선들이 신원 불명의 발사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나 이후 진압됐다고 밝혔다. 두 사건 모두 선원 전원이 무사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공개 경보에는 선박명이나 공격 주체가 명시되지 않았다.

로이터가 인용한 보르텍사(Vortexa)의 잠정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8일(금)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은 하루 약 500만 배럴로, 전쟁 전 2000만 배럴을 웃돌던 수준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다. 회복세도 불균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는 지난 26일 예비 선박 자료를 근거로, 지난달 2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이 7척으로, 전날의 17척과 최근 10일 평균 15척에도 못 미쳤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란과 오만은 이번 주 각각 임시 공동 항행 통로와 공동 기뢰 제거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양국의 발표에는 이 작업이 CENTCOM이 이미 소해했다고 밝힌 동일한 통항분리제도 구간을 포함하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번 쿠퍼 사령관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배경이 된 작전에 대한 가장 상세한 공식 설명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통항 회복을 향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미군은 공인된 상업 항로가 열려 있고 보호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신 해상 위험 권고와 계속되는 공격, 크게 줄어든 통항량은 해협 전역이 여전히 위험하고 정상 회복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