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이민 변호사들의 대규모 협의체인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에 허위·부실 망명신청을 조장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장을 보냈다고 폭스뉴스(FOX)가 18일(금)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개방적 국경정책을 되돌리는 동시에 부정 망명신청 근절에 박차를 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조치다.


보도에 따르면 DHS 수석 법률고문 제임스 퍼시벌(James Percival)은 지난 16일 AILA에 보낸 서한에서 "망명은 보호받아야 할 사유로 인해 자국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아 도피한 외국인에게 제공되는 보호"라며, 망명 자격을 얻으려면 신청자가 미국 연방법(8 U.S.C. § 1101(a)(42)(A))이 정의하는 '난민'에 해당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즉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한 박해나 박해에 대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해 본국 귀환이 불가능하거나 이를 원하지 않는 상태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퍼시벌은 이 같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망명 승인은 재량 사항일 뿐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국토부

(국토안보부. 자료화면 )

폭스뉴스과의 인터뷰에서 퍼시벌은 "우리는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 이민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해 사기 행위를 저지르면 그 변호사는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허위(frivolous) 망명신청서를 제출하면 해당 외국인은 대부분의 구제 조치와 다른 이민 혜택에 대해 영구적으로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며 "부처는 이러한 행위에 관여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구제 수단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 우리 이민 체계에 질서와 책임성을 회복시키지 않으면, 정작 도움이 절실한 이들을 위한 인도적 안전망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고는 망명 사건이 쌓이며 이민법원 시스템이 마비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나왔다. 퍼시벌은 AILA를 향해 이 같은 적체를 더 악화시키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그럴 경우 그에 상응하는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서한은 DHS가 불법체류자와 문제성 망명신청자·영주권자를 겨냥한 단속에 더해, 이들을 대리해 미국 내 체류를 돕는 변호사들까지 표적으로 삼는 전략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AILA는 과거에도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DHS와 법무부(DOJ)에 보낸 지시문에서 "만연한 사기와 근거 없는 주장(rampant fraud and meritless claims)"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자, AILA 측은 이를 "섬뜩하다(chilling)"고 비판하며 자신들의 회원들이 부실 소송이나 부적절한 행위에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폭스뉴스디지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AILA에 추가 입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퍼시벌은 서한에서 망명 신청자가 주장하는 박해는 원칙적으로 '국가 행위자(state actor)'에 의한 것이어야 미국 이민 체계에서 고려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국 정부가 박해에 맞서기를 꺼리는 경우라면 사인(私人)에 의한 박해도 예외적으로 유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이 예외 조항의 문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하며, 사실상 일리노이주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퍼시벌은 "이는 매우 이례적인 입증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카고처럼 범죄가 만연한 도시의 주민들도 정부가 사인의 행위를 통제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고 손쉽게 주장할 수 있게 된다"며 "정부가 비국가 행위자를 통제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높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려면, 신청자는 본국 정부가 시민 보호라는 기본적 의무를 근본적으로 저버렸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국경을 넘은 이들 다수가 중남미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퍼시벌은 현재 정책상 서반구 대부분 국가의 상황이 미국 입국을 정당화할 만큼 극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추세를 보면 서반구 내에서 불법 이주를 하는 이들은 박해로부터의 안전한 피난처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유인이나 이주 정책에 대한 잘못된 정보 등 비인도적 요인 때문에 주로 이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근거 없는 신청 다수가 연방정부의 추방을 막거나 취업허가를 얻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제출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합리적인 법적·사실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나 부적절한 동기로 제출된 주장은 부적절하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정 망명신청뿐 아니라 사회복지 부정수급, 선거 부정 등 여러 형태의 사기 행위에 대해 전국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