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19일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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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대책위는 이날 국회 본청 현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재협상을 요구한다"며 "특검 추천위원 2명을 여당이 추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합의가 '백기투항'이라는 거센 반발에 직면, 사면초가에 처하자 절치부심하며 돌파에 나섰다. 그 결과물로 19일 특검 추천권 문제에 있어 여당의 일부 양보를 끌어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선을 다해 협상했다"고 '성과'를 강조하며 "과연 이 이상 어떠한 추가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는가"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의원들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당에 특검 추천권 부여’라는 당초 기대치에 못미치자 유가족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의총에서도 “국민과 유족에게 합의사항을 설명하고 충분한 대화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됐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을 놓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설득작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끝내 유족 동의를 얻지 못하면 두 번 연속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불발되면서 박 원내대표 개인에게 정치적 '치명상'을 입히는 것은 물론 당 재건 작업의 표류가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광장의 유족 단식농성장을 전격 방문해 유가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박 원내대표는 38일째 단식농성 중인 고(故)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 등을 만나 위로를 하고, 설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족들은 "수사권, 기소권을 달라고 했잖습니까. 그거 아니면 안 된다고요"라며 "우리 의견은 명확하다. 합의를 결렬시켜야 한다"라고 말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유가족 전체 총회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박 원내대표 본인이 직접 총회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오늘 가족 총회에 원내대표가 직접 갈지, 중진들을 보낼지 모르겠지만 여러 명이 갈 것 같기는 하다"면서 "여러 채널이 있으니 가능한 한 충분히 만나볼 것"이라고 전했다.

실무 협상을 책임진 우윤근 정책위의장과 안산 지역 의원들은 전날 밤부터 유족들과 대화하면서 이번 합의가 불가피했음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나, 상당수 유족들은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며 절차상 문제를 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와 별도로 문재인 의원도 전날부터 광화문 단식농성에 동참하면서 유족 뜻에 부합하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그들(유족)이 목숨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상규명,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한다. 거기에 고통이 요구된다면 그 고통을 우리가 짊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저는 단식에 들어간다"라며 김영오씨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