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올해 한국인들이 해외관광 지출이 일본인들의 해외 관광지출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인구 5000만명인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이 인구 1억3000만명의 일본보다 더 많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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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로 여행비 부담이 줄어든 한국인이 외국에서의 관광지출을 크게 늘리는데 비해 일본인들은 엔화 약세 영향을 받아 외국 여행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액은 217억달러(약 22조7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일본의 해외 관광지출은 218억달러로 격차가 1억달러(약 1000억원)까지 좁혀졌다. 

일본의 인구 규모는 한국의 2.6배인데다 국내총생산(GDP)은 4배여서 그동안 해외 관광지출액은 한국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2012년 말 달러당 86.76엔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작년 말 105.04엔으로 21.1% 절하됐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109엔대까지 올라 일본인들은 관광지출을 계속해서 줄이는 추세다. 

일본인들은 관광지출을 2012년 279억달러에서 작년 218억달러로 1년 새 61억달러(21.9%) 줄였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여행 비용에 민감한 일본인들이 엔화 약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2012년 9월부터 꾸준히 해외 관광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을 많이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화 강세와 저가 항공사의 확산 등으로 여행비 부담이 줄어든 한국인들은 해외 관광지출을 대폭 늘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평균환율)은 2012년 달러당 1,126.88원에서 작년 1,095.04원으로 2.8% 절상됐다. 올해 8월까지의 평균환율은 1,042.64원으로 낮아졌다.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50억달러까지 줄었다가 2010년 188억달러, 2011년 199억달러, 2012년 206억달러 등 4년 연속 증가했다. 

이런 속도라면 올해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서게 된다.